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열린 결심 공판 도중 고개를 떨군 채 졸았다는 장면이 포착되며 법정 분위기를 술렁이게 했다.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 선고될 수 있는 중대한 재판에서 피고인 신분으로 선 윤 전 대통령의 이 같은 태도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는 이날 오전 9시 20분부터 윤 전 대통령을 포함한 군·경 수뇌부 8명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법정은 과거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등도 심판받았던 417호 대법정이다.
윤 전 대통령은 검은 정장에 흰 셔츠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해 재판부에 고개 숙여 인사했지만, 곧이어 변호인들과 속삭이며 가볍게 웃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공판이 본격화되자 피고인석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눈을 감은 채 ‘꾸벅’ 졸기도 했다.
특히 증거조사 도중 윤 전 대통령은 모니터를 응시하다가 고개를 떨구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포착됐으며, 눈을 완전히 감은 채 조는 듯한 장면도 확인됐다. 방청석에선 “사형 구형이 나올 수도 있다는데 이런 태도가 가능한가”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날 공판은 특검팀과 피고인 측 간의 서류 증거조사 방식 문제로 초반부터 신경전이 벌어지며 긴장감이 감돌았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은 자료 복사본 부족을 이유로 구두 변론을 요청했고, 이에 특검은 “자료도 없이 하느냐”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재판부는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징징대지 않는 것”이라며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이날 재판은 김 전 장관 측의 증거조사로 시작돼 윤 전 대통령 측의 의견 개진과 최후진술로 이어질 예정이다. 특검은 전날 조은석 특검을 포함한 팀 회의를 통해 윤 전 대통령에게 구형할 형량을 확정한 상태다. 내란 우두머리의 법정형은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로 한정돼 있어 어떤 형이 나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윤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졸았다는 장면은 과거 그가 서울대 법대 재학 당시 모의재판에서 전두환에게 사형을 선고했던 일화와 겹쳐지며 아이러니한 장면으로 회자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상 초유의 내란 사건 재판, 그리고 전직 대통령이 사형을 구형받을 수도 있는 자리에 앉아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라며 “하지만 당사자의 태도는 매우 가벼워 보였다”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등장했다.
이번 재판은 이날 결심 공판을 끝으로 사실상 종결되며 선고는 이르면 2월 중순으로 예상된다. 사법부의 마지막 판단이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에 어떤 의미로 기록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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