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 후보자로 국민의힘 출신 이혜훈 전 의원을 지명한 데에 대해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도전임을 알고 있다”라는 반응을 내놨다. 특히 이 후보자가 제안을 처음 받았을 당시 매우 놀랐고,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다는 설명까지 덧붙이며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적잖은 당혹이 있었음을 드러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강 실장이 간담이 서늘할 정도로 놀랐다는 말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예상 밖의 파격 인사에 핵심 참모조차 준비되지 않았던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이 대통령의 ‘진영 넘기’ 시도가 당 안팎에 얼마나 파장을 일으켰는지 방증하는 대목이다.
강 실장은 2일 오전 CBS라디오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 같은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번 인사를 명확히 ‘도전적인 과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이 아니면 넘기 어려운 과제라고 대통령실은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대통령은 지명에 앞서 이 후보자의 내란·계엄 관련 발언을 보고받고 진정성 있는 사과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실장은 이 후보자가 더 많은 국민과 함께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반성과 설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으며 대통령 또한 그 부분을 무겁게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가 제안을 수락하기까지의 과정도 내부적으로 적잖은 고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 실장은 “이 후보자가 제안을 처음 들었을 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으며 큰 놀라움 속에서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이 대통령이 진영을 뛰어넘는 인사를 시도한 데에 대해 이 후보자가 일정 부분 공감했으며 특히 지금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려면 특정 정치 세력을 넘어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정부의 보수 인사 중용 기조에 대해서도 강 실장은 보다 유연한 인식과 기준을 드러냈다. 그는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의 해양수산부 장관 입각설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 특정 진영을 의도적으로 배제하지도, 일부러 끌어오지도 않는다는 기조라고 설명했다.

내란과 계엄 등 헌정 질서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 사안에 대해서는 명백한 입장 정리가 전제돼야 하지만, 그 외에는 다양한 색깔을 포용하는 인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차원에서도 국민 통합과 인재 다양성을 위해 진영의 경계를 절대화하지 않겠다는 의중을 시사한 것이다.
이 대통령의 외교 행보와 관련해서도 언급이 나왔다. 강 실장은 이달 예정된 중국 국빈 방문을 두고 “9년 만에 이뤄지는 일정”이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중국이 신년 초 국빈 초청을 제안한 배경에는 최근 악화된 양국 관계를 복원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오는 4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 대통령이 중국과의 접점을 확대하려는 구상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강 실장은 중국이 이 대통령에게 분명한 기대감을 갖고 있으며, 이전 양자 회담에서도 그런 분위기를 체감했다고 밝혔다.
한편, 강 실장 본인의 지방선거 출마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최근 정치권 일부에서 제기된 대전·충남 통합단체장 출마설에 대해 그는 생각해 본 적조차 없다며, 현재는 대통령실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강 실장은 자신이 대통령비서실장으로 발탁된 이유에 대해 대통령과의 국정 철학 및 방향성이 가장 잘 맞는 참모라는 평가가 많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일치율이 높은 인사라는 평가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혜훈 후보자 지명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강 실장의 발언은 이번 인사가 단순한 실험이 아닌 전략적 판단에 기반한 선택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인사청문회를 비롯해 여야 간 공방이 본격화될 경우 이 인선이 정치적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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