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X3, 스티어링 휠 문제로 대규모 리콜
차량 정지 상태에서 스티어링 휠 멋대로 움직여
보쉬 사의 스티어링 시스템 소프트웨어 결함
독일 프리미엄 3사에 오랫동안 이름을 올려둔 브랜드, BMW가 예상치 못한 곤경에 빠졌다. 자동차 조향의 핵심인 ‘스티어링 휠’이 운전자 의지와 무관하게 움직이는 현상이 포착된 것이다.

이는 단순 경고등 오류나 운전자의 착각이 빚어낸 ‘해프닝’이 아닌 실제 사례이다. 차량이 멈춰 있는 상태에서조차 핸들이 저절로 돌아가는 사례가 계속 확인되면서, BMW는 결국 대규모 리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 규모는 무려 3만 6,922대로, 문제의 원인은 보쉬가 공급한 스티어링 시스템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밝혀졌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가장 민감하게 관리해야 할 ‘안전’ 영역에서 발생한 이번 사태는, 올 한 해 유독 리콜 이슈가 잦았던 BMW의 상황을 더욱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
귀신 들린 핸들의 정체, 소프트웨어 결함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BMW는 2025년형 및 2026년형 X3 SUV 총 36,992대를 리콜한다. 리콜 사유는 스티어링 휠 시스템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이로 인해 스티어링 휠이 의도치 않게 움직일 가능성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리콜 대상 차량은 2024년 8월 14일부터 2025년 10월 20일 사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BMW 스파르탄버그 공장에서 조립된 차량이다. 해당 차량은 X3 30 xDrive와 X3 M50 xDrive 두 가지 모델로 한정된다. 리콜 보고서에 따르면, 문제의 핵심은 스티어링 토크 센서다. 차량이 정지한 상태에서 토크 센서의 채널 하나 또는 두 개가 오작동하면서, 운전자가 핸들을 조작하지 않았음에도 스티어링 휠이 돌아가는 현상이 발생한다.
BMW는 해당 문제가 주행 중이 아닌 정차 상태에서만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충돌 및 부상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시동 직후나 출발 직전, 운전자가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핸들이 돌아갈 경우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BMW 측은 현재까지 이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사고나 부상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문제는 소프트웨어 진단을 통해서는 문제가 감지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불행 중 다행으로 해당 차량들은 유압식 스티어링이 아닌 전기 모터로 조향되기 때문에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스티어링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조치할 수 있다.
최악의 한해, BMW 올 한 해 최다 리콜
BMW에 따르면, 이번 문제는 외부 신고가 아닌 조립 공장 내부에서 처음 발견됐다. 8월 22일, 조립 공장에서 차량 시동 과정 중 예기치 않은 스티어링 휠 움직임이 관찰된 것이다.

이에 BMW는 9월 1일부터 본격적인 엔지니어링 검토에 착수했다. 현장 데이터 분석을 포함한 광범위한 조사가 진행됐고, 9월과 10월에 각각 한 건씩 추가 사례가 확인됐다. 이후 생산 기록을 추적하는 와중 10월과 11월에도 동일한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하였다. 8월 22일부터 12월 4일까지 공식적으로 보고된 관련 사례는 약 21건 확인되었다.
결국 BMW는 12월 자발적인 안전 리콜을 결정했다. 문제는 BMW의 리콜이 올 한 해 너무 잦았다는 점이다. BMW는 올 한 해 역대 최대 수준인 약 20건의 리콜을 진행했다. 지난 9월 말에는 3시리즈, X3, 4시리즈, X4, 5시리즈, Z4 등 약 20만 대의 차량에서 화재 위험이 발견되며 차주들에게 실외 주차를 권고하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 4일에는 에어백 문제로 차량 25대가 추가 리콜 대상에 올랐다. 해당 차량들은 모두 11월 15일에 생산된 것으로, 계기판과 조수석 에어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풍전등화, 바람에 흔들리는 BMW
BMW는 오랜 시간 ‘독일 프리미엄’이라는 이름 아래 고급차 시장의 중심에 서 있었다. BMW가 쌓아온 ‘Sheer Driving Pleasure’(순수한 운전의 즐거움) 라는 가치는 쉽게 흔들릴만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동화 전환이라는 거대한 흐름, 그리고 중국 브랜드들의 거센 유럽 시장 공략 속에서 BMW의 입지는 예전만큼 단단해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올 한 해 동안 이어진 20건 이상의 리콜 이슈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가장 신경 써야 할 신뢰를 흔들기에 충분하다. BMW가 이번 위기를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체질 개선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지, 그리고 다시 한번 ‘운전의 즐거움’이라는 가치를 증명해 낼 수 있을지 지켜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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