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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단종시키고…” 전기차 포기한 포드, 새로운 모델 출시한다

뉴오토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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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F-150 라이트닝, EREV로 돌아온다
덜 익은 기술인 EREV 고객 선택 받을 수 있나
F-150 EREV, 포드 전기차 기조의 변화 시사

포드 전기차의 상징과도 같았던 F-150 라이트닝이 단종 수순을 밟는다. 이는 단순히 하나의 모델이 사라지는 사건이 아니다. 전기차 시대를 선언하며 야심 차게 내놓았던 포드의 간판 픽업트럭이, 그것도 완전 전기차라는 정체성을 내려놓고 돌아온다는 점에서 의미는 훨씬 무겁다.

사진 출처 = 포드

F-150 라이트닝은 포드 내부에서도 각별한 존재였다. 포드 회장 빌 포드는 이 모델을 자신의 임기 중 가장 중요한 출시작이라고까지 표현했다. 포드 픽업의 역사 그 자체인 ‘F’ 넘버링을 그대로 이어받은 첫 전기 픽업이었고, 미국 자동차 산업이 전동화로 넘어가는 상징적인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라이트닝이 결국 순수 전기차가 아닌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로 돌아온다. 이 선택은 단순한 파워트레인 변경이 아니라, 포드 전기차 전략 전체의 방향 전환을 암시한다.

겹치는 악재에 ‘상징 모델’ 포기했다.

포드는 차세대 F-150 라이트닝을 EREV 방식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EREV는 배터리와 전기모터가 구동을 담당하는 전기차의 구조를 유지하면서, 발전기 용도의 가솔린 엔진을 추가한 형태다. 엔진은 바퀴를 굴리지 않고 오직 전기를 생산하는 역할만 맡는다.

사진 출처 = 현대차
사진 출처 = 현대차

이를 통해 포드는 차세대 라이트닝의 주행거리가 최대 700마일(약 1,126km)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본질적으로 전기차이기 때문에 전기 특유의 강력한 초반 가속과 정숙성은 그대로 유지된다. 동시에 장거리 주행 시에는 발전기가 지속적으로 전력을 공급해, 충전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

현행 라이트닝의 핵심 기능인 ‘프로 파워 온보드’ 역시 유지된다. 작업 현장이나 캠핑장에서 전력을 공급하고, 정전 시 가정용 비상 전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포드는 “일반 고객의 경우 10일 중 9일은 전기 모드만으로 주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으며, 견인 능력 또한 기존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픽업트럭 구매자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사진 출처 = 포드
사진 출처 = 포드

한편, 포드는 F-150 라이트닝을 제외한 마하-E 등의 현재 판매 중인 전기차 라인업을 당장 중단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익성 문제는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포드는 지난해 전기차를 11만 6,000대 판매했지만, 전기차 부문에서만 47억 달러의 손실(약 6조 9,390억 원)을 기록했다. 판매량은 늘었지만, 비용 구조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 F-150 라이트닝의 EREV 전환은 결국 이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EREV, 타협인가 해답인가

EREV는 최근 순수 전기차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아직 충분히 검증된 기술이라고 보긴 어렵다. 국내는 물론 미국 시장에서도 본격적으로 판매된 사례가 많지 않아 여전히 개념적 단계에 가깝다. 다만 중국을 중심으로 도입이 빠르게 늘고 있으며, 여러 글로벌 제조사가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현대차 역시 2030년까지 EREV를 포함한 전동화 라인업 확대를 예고한 바 있고, 최근에는 싼타페 EREV 테스트 차량이 국내 도로에서 포착되기도 했다.

사진 출처 = 네이버 카페 ‘남자들의 자동차’
사진 출처 = 네이버 카페 ‘남자들의 자동차’

EREV의 장점은 분명하다. 긴 주행 거리, 충전에 대한 부담 감소, 그리고 전기차와 거의 유사한 주행 질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비판도 만만치 않다. 일부에서는 EREV가 전기차의 미래라기보다는,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과도기적 선택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유럽의 환경 NGO인 T&E는 EREV를 “과장된 중간 단계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가솔린 엔진이 들어가는 이상 충분히 친환경적이지 못하며, 기존 PHEV와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사용자 충전 습관에 따라 효율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사진 출처 = 지커
사진 출처 = 지커

중국 시장에서는 EREV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4년 기준 판매량은 전년 대비 79% 증가한 약 120만 대에 달했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순수 전기차의 5분의 1, PHEV의 3분의 1 수준이다. T&E가 중국에서 판매 중인 약 20종의 EREV 모델을 분석한 결과, 평균 전기 주행거리는 185km에 불과했으며 실제 주행 환경에서는 이보다 더 낮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전진을 위한 일 보 후퇴

포드는 2021년 8월, 전기차 시대를 선도하겠다며 300억 달러(약 44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선언했다. 그러나 올해 초 공개된 재무 전망은 녹록지 않다. 전기차 부문에서만 최대 50억 달러(약 7조 3,000억 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사진 출처 = X '@cybrtrkguy'
사진 출처 = X ‘@cybrtrkguy’

여기에 더해 차세대 전기 픽업트럭 T3와 전기 상용 밴 개발 취소까지 발표됐다. 이로 인한 손실 규모는 195억 달러(약 28조 6,6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미국 정부 정책 변화가 맞물리며, 포드가 전기차 시장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 분명해진 셈이다.

그렇다고 포드가 전기차를 포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차세대 F-150 라이트닝의 EREV 역시 전기차의 한 형태이며, 이 기술이 제대로 자리 잡는다면 1,000km 주행은 더 이상 과장이 아닌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순수 전기냐, 과도기적 선택이냐에 대한 논란은 남아 있지만, 적어도 포드는 ‘팔리는 전기차’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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