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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도 못 했다” 쏘렌토, 10만대 ‘국민차’ 타이틀 지킬 수 있을까

뉴오토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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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쏘렌토, 10월까지 8만대 돌파하며 내수 1위
세단 부진 속 SUV 중심 시장 재편 가속
‘국민차’ 자존심 걸린 10만대 기록

국내 자동차 시장의 ‘10만대 클럽’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매년 10만대 이상 판매를 기록하던 ‘국민차’가 올해는 단 한 대도 그 벽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때 그랜저, 쏘나타, 싼타페가 이끌던 내수 시장의 상징적 기록이 이제는 SUV 열풍 속에 희미해지고 있다.

사진 출처 = Youtube 'The Mount'
사진 출처 = Youtube ‘The Mount’

그나마 희망이 남은 건 기아 쏘렌토다. 올해 1~10월 누적 판매량은 8만479대. 연말까지 두 달 남은 상황에서 약 2만대만 더 팔면 10만대 고지를 밟을 수 있다. 최근 월 평균 8천여 대가 꾸준히 팔리고 있는 만큼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시장 분위기는 그리 녹록지 않다.

쏘렌토가 10만대를 달성한다면 기아 브랜드로서는 2011년 모닝 이후 14년 만의 대기록이다. 하지만 SUV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소비자들의 선택이 다변화되면서 ‘국민 SUV’의 자리를 지키기가 예전 같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SUV 전성시대 속 ‘국민차’의 기준이 바뀌었다

사진 출처 = 기아
사진 출처 = 기아

SUV 중심으로 재편된 내수 시장은 과거와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한때 압도적 존재감을 자랑하던 세단들은 빠르게 입지를 잃고 있다. 그랜저조차 5만여 대 판매에 그치며 예전의 위상을 잃었다.이는 소비자들이 넓은 실내 공간과 다양한 활용성을 중시하는 추세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특히 차박·캠핑 문화 확산은 SUV 수요를 끌어올렸다. 과거 세단이 ‘가족의 차’로 인식됐다면, 이제는 SUV가 그 자리를 완전히 대체했다. 실제로 쏘렌토뿐 아니라 스포티지, 투싼, 카니발, 팰리세이드 등도 고르게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시장이 한층 분산됐다. SUV 중심의 시장 변화는 10만대 판매 기록이 더 이상 쉽게 달성되지 않는 구조적 원인이 되고 있다.

올해 쏘렌토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중심으로 꾸준히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출고 대기만 4개월 이상 걸릴 정도로 수요가 견조하지만, 생산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판매 목표 달성이 어렵다.특히 반도체 수급 상황과 부품 공급이 예기치 않게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완성차 업계는 막판 생산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 출처 = 기아
사진 출처 = 기아

시장 다변화도 변수다. 르노코리아의 그랑 콜레오스, KGM의 토레스, 심지어 중견 브랜드 모델인 액티언까지 등장하며 SUV 시장의 파이가 넓어졌다. 소비자 선택지가 늘어난 만큼, 쏘렌토가 예전처럼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다.

또한 SUV의 대형화와 고급화 추세가 뚜렷해지면서 중형 SUV인 쏘렌토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줄고 있다. 팰리세이드나 카니발로 이동하는 수요가 많아졌고, 반대로 합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이들은 준중형 SUV로 눈을 돌렸다. 실제로 스포티지는 올해 6만대를 넘기며 과거보다 10% 이상 성장했고, 투싼도 4만대를 돌파하며 전년 대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쏘렌토가 여전히 시장의 ‘기준점’으로 불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브랜드 신뢰도, 디자인, 파워트레인 다양성이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20년 풀체인지 이후 디자인 완성도와 상품성을 높인 4세대 쏘렌토는 싼타페를 제치고 국내 중형 SUV 1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제 경쟁 구도는 한층 복잡해졌다. SUV가 대세인 시대, 단순히 많이 팔리는 모델보다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체의 균형이 중요해지고 있다. 쏘렌토의 성적은 단순한 판매 실적을 넘어 국산차 시장 내 SUV 중심 패러다임의 상징적인 바로미터로 평가된다.

‘10만대 클럽’의 종말, 새로운 기준이 온다

사진 출처 = 기아
사진 출처 = 기아

쏘렌토가 올해 10만대를 돌파한다면, 그건 단순한 판매 실적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국민차라는 상징의 마지막 불씨가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소비 패턴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브랜드 충성도를 지킨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올해 내수 시장에서 10만대 차량이 한 대도 나오지 않는다면, 한국 자동차 시장의 구조적 전환점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세단이 주도하던 시장에서 SUV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된 흐름이 굳어지는 셈이다.

이제 자동차 시장의 기준은 ‘몇 대를 팔았느냐’보다, 얼마나 다양한 소비자층을 만족시키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쏘렌토의 10만대 도전은 단순한 숫자 경쟁이 아니라, 한국 자동차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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