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 ‘국가 표준 ICT 기자재’ 도입해 보니 ②
김태경 다솜농장 대표… 경기도 양주에 널리 전파한 ‘국가 표준 ICT 기자재’
경기도 양주의 ‘부지깽이 농부’ 김태경 씨를 소개합니다
경기도 양주에서 약 5천 평 규모로 부지깽이 농장을 운영하는 김태경 농가를 인터뷰했습니다. 그는 현재 40동이 넘는 하우스를 갖추고 있으며, 그중 절반은 스마트 온실 기반 양액 재배, 나머지는 토경 방식으로 운영합니다.
20년 가까이 농업에 몸담아 온 그는 과거에 오이, 호박 등의 과채류나 엽채류를 주로 재배하시다가 4년 전 지역 농부의 추천으로 부지깽이 재배를 시작했습니다. 재래식 농업 방식 이외에 스마트 농업으로 부지깽이를 재배하시는 것은 흔치 않은 경우라고 하시네요.
김 씨가 부지깽이 재배로 전환한 결정적인 이유는 분명한 판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체 출하량의 90% 이상이 학교 급식으로 공급되며, 일부는 시장과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된다고 합니다. 처음에 김 씨는 부지깽이가 잘 팔릴 수 있는 작물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지만 울릉도에서 먼저 연락이 올 정도로 수요층이 확실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나머지는 시장 출하를 하게 되는데, 시장 출하의 경우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하지만 부지깽이는 타 작물에 비해 안정적인 가격을 형성하는 작물에 속하는 축에 든다고 합니다. 덕분에 매월 계약 단가를 기준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고, 올해에는 2~3천 평 규모 확장까지 계획할 만큼 재배 기반이 탄탄하다네요.
곧 학교 급식으로 될 부지깽이 모습 ©더농부
잠깐! ‘부지깽이’란 어떤 나물일까?
사실 부지깽이는 울릉도에서 사용되던 방언으로, 울릉도 자생 취나물의 한 종류입니다. 시장에서는 대부분 취나물로 유통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실제로 부지깽이를 구매하면서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향과 맛이 월등한 취나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삭한 식감과 구수한 향 덕분에 최근 건강에 관심이 많은 젊은 소비자층에서도 선호도가 높은 편에 속한다고 합니다.
부지깽이의 가장 큰 장점을 들자면 연중 재배가 가능하다는 점이죠. 눈개승마·명이나물처럼 봄에만 출하하는 산채류와 달리, 환경만 맞춰주면 1년에 10~12회까지 수확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생육 조건은 다소 까다로운 편에 속하는데요. 직사광선 노출 시간이 조금만 길어도 잎이 쉽게 마르고, 온도 편차가 크면 잎 끝이 타들어 가 수확량이 급감합니다. 습도도 민감해 과습과 건조 사이 균형을 맞추는 일이 어려워 ‘손이 많이 가는 작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25년 농업인 스마트 경영 혁신대회 ‘대상’을 수상한 김태경 농가 ©양주시농업기술센터
또한 김 씨는 ‘부지깽이 연중 재배 시스템’에 대한 스마트팜 경영사례를 발표하여 농촌진흥청에서 개최한 2025년 농업인 스마트 경영 혁신대회에서 ‘대상’을 수상을 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가 얼마나 스마트 농업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주변 농업인과 함께 지속 가능한 농업 모델을 제시할 수 있는 지역 농가라는 것을 알 수 있었죠.
추가적으로 김 씨는 부지깽이를 포함한 산채류를 기반으로 간편식 개발에도 도전할 계획이라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나물을 섭취하면 나이 들어 보인다는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시도라 볼 수 있습니다. 부지깽이는 심지어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라 나물 샐러드, 장아찌와 같은 형태로 제작해서 판매해 보고 싶다는 의견도 덧붙이셨습니다.
더농부가 맛보겠습니다!(절대 훔치는 거 아니에요ㅎㅎ) ©더농부
부지깽이는 좋은 영양소로 제 몸에 전달되었습니다. ©더농부
스마트 온실 표준화로 살아난 부지깽이 재배
생육 조건 까다로운 부지깽이, 표준화로 관리 효율 높아져
이처럼 다솜농장의 변화 뒤에는 ‘국가 표준 확산 지원 사업’이 있습니다. 이 사업은 스마트팜 ICT 기자재에 국가 표준을 적용하고, 이를 현장에 확산시키기 위해 추진되는 정부 지원 사업입니다. 센서, 제어기, 구동기 등 스마트 온실을 구성하는 핵심 기자재들이 표준에 맞춰 설계·연동되도록 지원함으로써, 특정 업체나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도 타 기자재와의 호환성과 안정성을 바탕으로 스마트팜 환경 구축을 시킬 수 있는 것이죠.
국가 표준 확산 지원 사업을 통해 농가와 기업은 표준 적용 컨설팅, 제품 개선 및 시제품 제작, 검정 비용 지원 등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장비를 보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농업 현장에서 ‘문제없이 굴러가는 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미련한 사업인 것입니다.
다솜농장이 도입한 국가 표준 기자재 기반 ‘민들레’ 시스템 역시 이러한 지원 체계를 바탕으로 구축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사업은 스마트팜을 ‘첨단이지만 불안정한 기술’이 아니라, 누구나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농업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집중하는 사업인 것이죠.
다솜농장 김태경 농부 인터뷰하는 모습 ©더농부
스마트 농업으로 재배 중인 부지깽이 모습 ©더농부
표준화는 농가에게 제공한 ‘스마트팜 안전장치’
민들레 시스템 통합으로 센서·장비 즉시 교체… 수확량 20~30% 안정 확보
김 씨는 여름철 환기창이 열리지 않아 온실 내부 온도가 50도 가까이 오르며 부지깽이 절반 가까이를 폐기해야 했던 경험도 있습니다.
그는 “스마트 팜이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의 수준이었다”라고 회상합니다. 하지만 국가 표준 기자재 도입은 그 문제를 정리하기 충분했습니다.
김 씨는 현재 전 농장을 민들레 기업의 시스템으로 통일했습니다. 하나의 앱에서 모든 온실을 관리할 수 있고, 센서 고장이 나도 표준 모듈만 끼우면 즉시 교체가 이루어진다고 말씀했습니다. 업체가 바뀌거나 사라져도 타 업체 제품과 호환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A/S 리스크가 사실상 사라졌다고 봐도 될 정도로 안정적인 농업 환경을 구축했습니다.
그는 “표준화는 농가에게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제공하는 제도”라고 강조합니다. 실제로 민들레 도입 후 부지깽이 생육 환경이 일정하게 유지되면서 잎 타는 현상이 크게 줄었고, 수확량도 이전 대비 20~30%가량 안정적으로 확보되고 있다고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민들레 기업의 장치 ©농업기술진흥원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는 다솜농장 모습 ©더농부
아직까지 남은 스마트 농업의 숙제
세부적인 개선사항이 필요한 스마트팜
다만 해결해야 할 숙제도 남았습니다. 온실 환경제어는 통합됐지만 난방기·냉방기·양액기 등이 여전히 별도 시스템으로 운영돼 완전한 자동화가 어렵습니다. 김 씨는 “표준이 진짜 힘을 발휘하려면 난방부터 양액 공급까지 모두 한 플랫폼에서 작동해야 한다”라고 지적합니다.
그는 “반쪽짜리 스마트팜은 결국 농가가 직접 현장을 뛰어다니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의견을 추가적으로 덧붙였습니다.
아직까지는 농가분들이 직접 제어해야 하는 부분들이 남아있어 이 또한 대책이 마련될 필요하다는 것을 뜻합니다.
결국 농업인은 더 이상 농사만 짓는 것이 아닌 농사의 환경 시스템도 확인해 보며 총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해진 것이죠.
불안한 눈빛의 김태경 농가… 그것을 지켜보는 이진우 에디터 모습 ©더농부
이제는 농업인이 아닌 ‘농업 엔지니어’로 변화된 시대
50년 뒤 농업의 미래 모습을 묻자 김 씨는 “농업인은 결국 엔지니어가 돼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전기·배관·센서·설비 구조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고장 원인을 스스로 진단하고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는 겁니다. 그는 “표준화는 농업 기술의 바탕을 만들어주는 장치일 뿐, 그걸 다루는 사람의 역량이 지속 가능한 농업을 결정한다”라고 강조합니다.
이제 할 거 없으면 농사하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농업 엔지니어로 거듭나야 해요 ©더농부
스마트 농업의 ‘잘 굴러가는 구조’를 고민하고 있다면, ‘국가 표준 확산 지원 산업’이라는 선택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스마트팜을 운영 중이시거나 고민이 있으시다면 직접 컨설팅을 받아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더농부 인턴 이진우
제작 총괄 : 더농부 선임에디터 공태윤
nong-up@naver.com
더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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