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경주박물관이 APEC 2025 정상회의와 개관 8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 특별전을 마련, 신라 금관 6점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 전시가 전 회차 매진되면서 관람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전시 기간을 연장했다.
경주박물관은 금관 특별전의 성과를 연구의 장으로 옮겨 신라왕경연구회와 29일 오전 10시 국립경주박물관 대강당에서 공동학술대회 ‘영원한 권위, 신라 금관’을 개최한다. 학술대회 참가를 희망하는 누구나 사전 신청 없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신라 금관은 경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다. 금빛 관테 위로 세움장식과 나뭇가지 모양 장식이 솟고, 굽은옥과 달개가 빛을 받으면 작은 떨림을 만든다. 전시실의 낮은 조명 아래 금관은 장식품을 넘어 권위의 상징으로 읽힌다.
학계에서는 신라 금관을 마립간 시기 왕실 권위와 의례 문화를 보여주는 핵심 자료로 본다. 정설에 가까운 해석은 금관이 왕권과 위신을 드러낸 장신구였다는 점이다. 다만 실제 착용 방식, 장례 과정에서의 사용, 소유자의 성격을 두고는 여전히 연구의 쟁점이 되고 있다.

지난해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은 이 논의를 대중 앞으로 끌어냈다. APEC 2025 정상회의와 박물관 개관 80주년을 맞아 열린 전시는 신라 금관 6점을 처음 한자리에 모았다. 경주를 찾은 국내외 관람객에게 신라 왕경문화의 상징을 압축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이번 학술대회는 그 관심을 학술적으로 심화하는 성격이 강하다. 주보돈 경북대 명예교수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신라 사회에서 금이 지닌 상징성을 짚는다. 아라키 준 동국대 WISE캠퍼스 공동연구원은 일제강점기 금관 발견 이후 지역사회 반응과 문화유산학적 의미를 살핀다.
김대환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금관의 소유자 문제를 왕통, 위세품, 레갈리아의 관점에서 검토한다. 김재열 국가유산진흥원 팀장은 제작기술과 장인 집단을 다룬다. 심현철 계명대 교수는 금관의 실제 착용 가능성과 이른바 ‘데스마스크’ 논란을 재검토한다.
쟁점은 네 가지 정도로 나누어진다. 금관은 왕이 썼던 물건인가. 무덤 의례를 위해 따로 제작됐는가. 제작자는 누구였고, 어떤 기술 체계 속에서 만들었는가. 이번 학술대회는 이 질문을 한 자리에서 다룬다.

경주 입장에서 신라 금관은 문화유산으로 도시의 역사 정체성을 설명하는 언어다. APEC 기간 금관 전시는 경주가 고도 이미지를 넘어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문화도시라는 점을 보여줬다. 박물관 전시실을 찾은 잦은 발걸음과 웅성거림은 세계적인 관심을 확인하게 했다.
윤상덕 국립경주박물관장은 “이번 학술대회가 금관을 정치·사회·장례·기술·문화유산학의 관점에서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시민들과 함께 문화유산의 의미를 새롭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의 방향은 금관을 ‘보는 문화재’에서 ‘묻고 해석하는 문화재’로 확장하는 일이다. 경주의 황금 유산이 전시 흥행을 넘어 연구와 시민 이해의 기반으로 문화관광산업으로 이어질지가 과제로 남아있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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