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근현대미술 추상화 1세대 작가 극재 정점식(1917~2009) 화백의 미술에세이를 집대성한 전집 4권이 최근 출간됐다. 전집은 ‘정점식 미술에세이 전집 1’ 『아트로포스의 가위』, ’전집 2’ 『현실과 허상』, ‘전집 3’ 『선택의 지혜』, 그리고 ’전집 4’ 『예술과 평형』으로 구성됐다.
전집은 정점식 화백이 작가로서 구축한 세계관과 ‘모험’을 중시한 교육철학, 작품을 관통하는 비평적 시선, 문장가로서의 사유를 함께 담고 있다. 동시에 한 시대를 살아 낸 예술가의 내면과 풍경을 비추는 기록이기도 하다.
이번 전집은 생전 저작 『아트로포스의 가위』(1983)·『현실과 허상』(1985)·『선택의 지혜』(1993)·『화가의 수적』(2002)과 사후 선집 『삶의 평형과 예술』·『예술의 밀어』(2005)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생전 저작들은 이미 절판된 상태여서, 기존 책의 체제와 구성을 존중해 전집 1~3권을 개정하고, 전집 4권은 미수록 원고와 선집 수록 글을 아울러 새로 구성했다. 연도·명칭 오류를 바로잡고 도판을 컬러로 수록했으며, 동서양 예술가 생몰연도 병기와 보충 설명으로 자료성을 높였다.

정점식은 모던아트협회(1957~60), 신상회(1964~68), 창작미협(1974~95), 신조회(1972~2009) 등에서 활동하며 15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창설을 이끈 교육자로서도 후학 양성과 지역 미술 기반 형성에 힘을 보탰다. 유족 측 도솔문화원과 대구미술관은 이를 기려 ‘정점식미술이론상’을 제정해 2022년부터 매년 시행 중이다.
전집 출간은 지역에 머문 탓에 상대적으로 덜 조명된 작가의 위상을 정립하는 기초 작업의 하나이다. 평론가 김윤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정점식 화백은 드물게 보이는 학구파로서, 한국에서 모더니즘이 채 정착되지 않았던 시기에 앞선 예술관과 해박한 지식으로 모더니즘 회화를 추구한 작가”라며 “중앙 화단에서 활동했다면 훨씬 이른 시기에, 그리고 더 크게 조명받았을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송태섭 기자 tss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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