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기, 위독한 상황
안성기 회고전 진행
60여년 동안 수많은 작품

배우 안성기가 위독한 상태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의 회고전이 31일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회고전은 서울영화센터 개관 이후 처음으로 마련된 특별전으로, 지난 20일부터 이어졌다. 개인의 필모그래피를 넘어 한국 영화사의 흐름을 함께 되짚는 기획으로, 안성기가 지나온 60여 년의 시간이 한 화면에 모였다. 작품 상영과 관객과의 대화(GV)를 통해 배우의 선택과 태도, 그리고 시대와 호흡해 온 연기를 다시 바라보는 자리였다. 그리고 31일 오후 6시, ‘베를린 리포트’를 마지막으로 조용히 막을 내린다. 스크린에서는 반세기를 훌쩍 넘긴 그의 얼굴과 시간이 다시 숨 쉬었지만, 같은 시각 전해진 위중한 건강 소식은 이번 회고전에 더 깊은 무게를 더했다. 축제와 기록의 자리 위로, 한 배우의 현재가 겹쳐지며 관객들의 마음을 붙잡았다.

상영작은 그의 연기 여정을 대표하는 작품들로 구성됐다. 성인 배우로 전환점을 만든 ‘바람불어 좋은 날’을 비롯해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꼬방동네 사람들’, ‘고래사냥’, ‘베를린 리포트’,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실미도’, ‘라디오 스타’, ‘부러진 화살’, ‘카시오페아’ 등 총 10편이 스크린에 올랐다. 장르와 시대를 넘나드는 이 작품들은 관객 각자의 기억을 불러내며, 배우 안성기가 한국 영화에 남긴 궤적을 또렷이 드러냈다.
회고전 중반에는 작품을 함께 만든 이들의 목소리도 더해졌다. ‘꼬방동네 사람들’ 상영 이후에는 배창호 감독과 김보연 배우가 참석해 당시의 현장과 안성기와의 작업을 회상했다. 다음 날 ‘라디오 스타’ 상영 후에는 이준익 감독이 무대에 올라, 배우와 나눴던 시간과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건강 문제로 안성기는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동료들의 기억 속에서 그의 존재감은 더욱 선명해졌다.

안성기의 시작은 1950년대였다. 다섯 살이던 1957년,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로 데뷔한 그는 학업과 군 복무를 거친 뒤 ‘바람불어 좋은 날’을 통해 성인 배우로 확실한 자리를 잡았다. 이후 ‘고래사냥’, ‘꼬방동네 사람들’, ‘실미도’, ‘부러진 화살’ 등에 이르기까지 60여 년 동안 15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하며 한국 영화의 중심을 지켜왔다. 진중함과 유머, 인간적인 온기를 동시에 품은 연기로 그는 ‘국민 배우’라는 이름에 가장 가까운 얼굴이 됐다.
이번 회고전이 막을 내리는 시점에 전해진 병상 소식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안타까움을 안겼다. 안성기는 혈액암 투병 끝에 한 차례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이후 재발해 치료를 이어오던 중, 최근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크린 속에서는 여전히 또렷하고 생생한 얼굴로 남아 있는 배우. 회고전을 통해 그의 시간을 다시 마주한 관객들은, 안성기가 하루빨리 회복해 다시 우리의 곁으로 돌아오기를 한마음으로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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