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강력범죄 피의자의 ‘머그샷’이 공개된 사건이 있다. 2021년 서울 송파구에서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가족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이석준 사건이다. 피해자의 주소가 흥신소를 통해 유출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25세였던 이석준은 온라인 게임을 통해 20대 여성 A씨를 알게 됐다. 이후 A씨가 머물 곳이 필요하다는 사정을 알게 된 이석준이 함께 지낼 것을 제안하면서 두 사람은 같은 집에서 생활하게 됐다. 하지만 약 두 달 뒤 A씨가 가족에게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확인된 내용에 따르면 이석준은 A씨가 떠나려 하자 폭행과 협박을 가하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이후 A씨를 데리고 대구까지 이동했으며, A씨는 지인을 통해 가족에게 자신의 상황을 알렸다.
결국 아버지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두 사람을 찾아냈다. A씨는 감금과 성폭행 피해를 진술했지만 이석준은 동거 관계였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당시 경찰은 양측의 진술이 엇갈리고 이석준이 임의동행과 휴대전화 제출에 응한 점 등을 고려해 긴급체포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석준은 귀가했고 A씨에게는 스마트워치가 지급되는 등 신변보호 조치가 내려졌다.
그러나 이석준은 이후 A씨의 거주지를 찾아 나섰다. 자신이 알고 있던 주소에서 A씨를 찾지 못하자 인터넷을 통해 흥신소에 접근했고, 50만원을 주고 주소 확인을 의뢰했다. 해당 흥신소는 불법적으로 취득한 개인정보를 이석준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소를 확보한 이석준은 흉기와 전기충격기 등을 준비한 뒤 2021년 12월 10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A씨의 집을 찾아갔다. 당시 집에는 A씨의 어머니와 남동생이 있었다.
이석준은 집 안으로 들어가 A씨의 어머니를 공격해 숨지게 하고 남동생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혔다. 경찰은 이후 이석준에게 보복살인과 살인미수 등 혐의를 적용했다.
사건 발생 나흘 뒤인 12월 14일 서울경찰청은 신상공개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이석준의 이름과 나이, 얼굴을 공개했다. 특히 이석준이 촬영과 공개에 동의하면서 경찰이 당일 촬영한 머그샷도 공개됐다. 이는 2010년 피의자 신상공개 법적 근거가 마련된 이후 국내에서 강력범죄 피의자의 머그샷이 공식 공개된 첫 사례였다.
재판부는 이석준의 범행을 보복 목적의 살인으로 판단했다. 1·2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고, 2023년 4월 대법원도 원심을 확정했다.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와 관련 기관 10년간 취업제한 명령도 함께 확정됐다.
피해자의 주소를 이석준에게 넘긴 흥신소 업자 역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불법적으로 제공된 개인정보가 실제 살인 범죄에 이용됐다는 점을 무겁게 판단했다.
이 사건은 신변보호 대상자의 개인정보가 돈을 받고 유출됐다는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피해자 보호와 개인정보 관리 체계의 허점을 보여준 사건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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