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경, 속내 털어놔
‘아. 이날 내 눈이 이렇게 슬펐었구나’
“영원히 살아 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바자 아트’와 회화 작가 이광호가 함께한 초상 프로젝트 ‘Faces’가 ‘바자 아트’ 30호의 커버를 장식했다. 김민하, 김성령, 김신록, 선우정아, 홍진경. 각자의 영역에서 지금 가장 활발하게 활동 중인 다섯 명의 여성들이 초상화의 모델이 되었다. 뿌옇고 희미한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핀홀 카메라 앞에서 완성된 그림 앞에 서기까지. 여러 달에 걸쳐 진행된 초상 프로젝트를 마무리한 뒤 나눈 인터뷰에서 이들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배우 김민하는 촬영 당시 “그대로의 상태로 있어달라”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참 어려우면서도 편안했다. 어릴 때부터 명상을 해왔는데 여기서 발휘될 수 있겠구나 싶었다. ‘무’의 상태로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하는 과정에서 솔직한 표현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완성된 작품 속의 나는 지금껏 내가 한 번도 보지 못한 모습이었다. 어쩐지 냉소적이기도 하고 모순적인 인물 같아 보이기도 하고. 내 안에 있는 모습일 것이다. 초 근접의 시선으로 그 순간을 잡아내는 표현 방식을 보면서 ‘예술이란 경계가 없다’는 걸 실감했다”라고 덧붙였다.
배우 김성령은 “보통 촬영 카메라 앞에 설 때와는 달리 내 본연의 모습에 가까워지려 한 것 같다. 사실 나의 본연의 모습이라는 게 어떤 건지, 나 다운 게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나 자신에게 속을 때도 많다“라고 밝혔다.

그는 “그래서 이렇게 흐릿한 초상이 좋다. 이 작업이 언젠가 소개된다면 보시는 분들이 더 집중해서 내 얼굴을 들여다보게 되지 않을까? 더 알고 싶어하지 않을까? 그저 한 여배우의 얼굴이라고 봐주셔도 좋겠다. 우리에게 이런 여배우가 있었다고 기억해주신다면 더욱 감사한 일이다. 계속 보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으니까”라고 전했다.
홍진경은 “미술관에서 명화를 감상할 때면 늘 하나의 궁금증이 따라다녔다. 초상화의 모델이 된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그림 속에서 영원히 살아 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막상 내 그림을 마주하니 ‘아. 이날 내 눈이 이렇게 슬펐었구나’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거의 반백 살인데 여전히 나라는 사람에 대해 새롭게 알아갈 수 있다니 아주 신기한 경험이다. ‘내가 나라고 해서 다 아는 게 아니었구나.’ 10년 후에도 작가님에게 초상화를 그려달라고 말하고 싶다. 그때는 내 모습이 또 어떻게 달라졌을 지 궁금하다. 어둠이 더 짙어졌을 지 아니면 조금 밝아졌을 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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