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랑·강상우 감독 손배소 일부 승소
부마항쟁 기념식 공연곡 교체 책임 인정
재판부 “예술 자유 보호 책무 있다”

윤석열 정부 시절 행정안전부가 부마민주항쟁 기념식 공연곡 교체를 요구한 것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법원이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단독37부(부장판사 이효진)는 지난 10일 가수 이랑과 강상우 감독이 행정안전부와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정부와 재단이 공동으로 원고들에게 각각 3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공연대행업체 A사에 대해서도 강 감독에게 1000만 원, 이 씨에게 700만 원을 배상할 것을 명령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22년 10월 부산에서 열린 제43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이다. 당시 이랑은 자신이 작사·작곡한 노래 ‘늑대가 나타났다’를 무대에서 선보일 예정이었다. 해당 곡은 저항하는 약자들이 사회에서 ‘늑대’나 ‘마녀’로 규정되는 현실을 담고 있다.
원고 측 주장에 따르면 재단은 공연 약 3주 전 총연출을 맡은 강 감독에게 “행안부 윗선에서 노래 교체를 원한다“라며 해당 곡을 공연 프로그램에서 제외하라고 요청했다. 강 감독과 이씨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행안부의 요구가 이어지자 결국 공연을 하차했다.

이후 이들은 지난 2023년 11월 소송을 제기하며 “행안부의 부당한 공권력 행사와 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 재단의 행위로 인해 예술·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정부와 재단의 곡 변경 요구가 예술인의 인격적 이익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씨는 처음부터 ‘늑대가 나타났다’를 부르는 것을 전제로 섭외됐고 강 감독은 자신의 연출 의도와 달리 행안부의 요청을 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총연출직을 맡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행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의 정도를 위자료 산정에 고려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정부가 이 행사의 주관기관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사실만으로 행사의 연출 및 공연이 (예술인권리보장법으로 보호받는) ‘예술 활동’에 해당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는 예술의 자유를 보장해야 할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예술을 보호하고 장려할 책무가 있다“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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