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학교 연구진이 한국인의 식습관과 암 발생 사이의 인과 관계를 밝히는 연구를 진행한 가운데 김치를 비롯한 염장 채소가 위암을 일으키는 가장 큰 위험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연구진은 짠맛 위주의 식습관이 위암 발생률을 끌어올리는 핵심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서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과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공동 연구팀은 식습관이 암 발생과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와 코호트 자료를 기반으로 2015~2030년 데이터를 추정한 결과 2020년 기준 한국인의 암 6.08%, 암 사망 5.70%가 식이 요인과 관련된 것으로 조사됐다.
식습관을 원인으로 한 암 발생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다. 남성의 암 발생 중 8.43%가 식습관과 관련됐고, 여성은 3.45%에 그쳤다. 또한 암의 종류별로 보면 위암의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식습관 관련 암 발생의 44.2%, 사망의 37.4%가 위암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연구팀은 ‘염장 채소’의 영향에 주목했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김치, 깍두기, 장아찌 등 염장 식품 섭취는 암 발생의 2.12%, 사망의 1.78%를 차지했다. 이는 염장 문화가 발달한 일본보다도 높은 수치다. 이정은 서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덜 짜게 먹고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며 가공육 소비 증가를 경계해야 암 발생과 사망을 줄일 수 있다”라며 식습관 관리가 암 예방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눈에 띄는 점은 붉은 고기와 가공육의 암 기여도가 낮다는 결과였다. 2020년 기준 붉은 고기로 인한 암 발생 비율은 0.10%, 가공육은 0.02%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연구팀은 가공육 섭취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2030년에는 그 영향이 지금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위암은 한국인에게 가장 흔하게 목격되는 암 종류 중 하나로 손꼽힌다. 2022년 기준 연간 국내에서만 약 3만 명이 위암 진단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자극적인 음식과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강동경희대병원 박수비 교수는 “조기 위암은 별다른 증상 없이 지나가기 쉬우므로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진이 생존율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권고했다.
초기 위암은 내시경 절제술(ESD)로 완치가 가능하다. 절개 수술 없이 암 부위만 제거할 수 있어 회복이 빠르고 위 기능을 보존할 수 있다. 치료 이후에도 재발 방지를 위한 식습관 교정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염장식, 훈제육,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 위주의 식단을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식습관은 개인의 선택을 넘어 사회적 구조와 연결돼 있다. 전문가들이 영양 교육, 식품 정책, 가공식품 규제 등이 병행돼야만 실질적인 암 부담 감소가 가능하다고 강조한 가운데 국가 차원의 건강 관련 정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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