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징계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중앙당 윤리심판원이 한 차례 취소했던 징계를 정청래 대표가 비상징계로 다시 뒤집으면서다. 당 안팎에서는 대표 권한 행사 자체보다도 그 시점과 대상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정 대표가 강조해 온 ‘잡음 없는 경선’ 기조와도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가 된 사안은 전남 신안군수 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김태성 씨의 ‘불법 당원 모집 의혹’이다. 노컷뉴스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김 씨는 선거를 대비해 당원들의 주소지를 자신의 선거구로 허위 기재했다는 의혹을 받았고, 이에 전남도당 윤리심판원은 지난달 1일 당원자격정지 2년의 징계를 결정했다.
그러나 중앙당 윤리심판원은 지난달 30일 이를 취소했다. 온라인 입당 과정에서 김 씨가 정치 조직을 동원하거나 직접 지시했다는 점을 입증할 자료가 부족하다는 판단이었다. 중앙당 윤리심판원은 결정문에서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불법 당원 모집을 단정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윤리심판원 결정 이후 정 대표가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김 씨에 대한 비상징계를 의결하면서 논란이 재점화됐다. 비상징계는 당헌·당규에 따라 당대표가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지만, 윤리심판원이라는 독립 기구의 판단을 정면으로 뒤집은 사례는 드물다. 당대표가 직접 징계의 방향을 결정했다는 점에서 당내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김 씨 측은 즉각 반발했다. 김 씨 측 관계자는 “추가 증거라는 명목으로 압박을 가해 죄 없는 사람을 잘라낸 것”이라며 “특정 인물을 밀어 주기 위한 무리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번 비상징계로 김 씨의 경쟁 상대이자 친정청래계로 분류되는 박우량 전 신안군수가 유리한 구도를 얻게 됐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됐다. 당내 일각에서는 공정성 논란이 경선 전부터 불거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당 지도부는 결정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중앙당 윤리심판원 결정 이후 김 씨의 불법 당원 모집 의혹과 관련한 추가 증거 자료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요건에 부합하는 근거들이 새로 보고됐고 지도부가 이를 검증한 결과 연관성이 명확하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자료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김 씨 본인이나 직계 가족, 선거 캠프 핵심 관계자 일부가 관여됐다는 취지의 자료라는 설명만 덧붙였다.
또 다른 지도부 관계자는 “윤리심판원에 사건을 다시 돌려보낼 경우 일사부재리 원칙 등 부담이 발생할 수 있었다”라며 “윤리심판원은 제한된 자료 속에서 판단했지만, 이후 제출된 증거는 성격이 달랐다”라고 말했다.
정 대표의 비상징계 결정이 당헌·당규상 가능하다는 점과 별개로, 그 판단 기준과 절차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최근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김병기 전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제명 카드가 바로 당 대표의 ‘비상징계’ 권한이기 때문이다.
김 전 원내대표는 윤리심판원의 제명 처분에 반발하면서 즉시 재심을 청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그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의혹이 사실이 될 수는 없다”라면서 “한 달만 기다려달라는 요청이 그렇게 어려웠나. 이토록 잔인한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성토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징계에 대한 공정성과 신뢰 문제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