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일반이적 혐의 첫 재판이 시작과 동시에 중단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윤 전 대통령과 공동 피고인 측이 재판부에 대한 기피신청을 제기하면서 본안 심리에 앞서 절차 논란이 불거졌다. 재판 진행 방식과 구속 유지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며 첫 공판부터 법정은 혼란스러운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날 재판은 내란특검법 단서 조항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됐다. 재판부는 “재판 과정에서 다수의 국가 비밀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어 공개 심리는 국가 안전보장을 해칠 우려가 있다”라며 “결심 전까지 매 공판 절차를 고지한 뒤 비공개 여부를 결정하겠다”라고 밝혔다. 앞서 열린 공판준비기일 역시 같은 이유로 비공개로 진행된 바 있다.
12일 오후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언론 공지를 통해 “‘평양 무인기 투입’ 의혹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부장판사 이정엽)에 대해 구두로 기피신청을 했다”라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아직 공소장만 제출된 단계로, 어떠한 증거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피고인을 구속한 채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지극히 이례적이고 비상식적인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는 재판부가 지난 2일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 대해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한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재판부의 조치가 공소사실에 대한 예단을 드러낸 것이라고 반발했다.
변호인단은 “재판부가 이미 공소사실에 관한 판단을 형성한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하고 있음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라고 밝혔다. 또 3월 이후 공판기일을 주 3~4회로 지정한 점에 대해서도 “구속 피고인의 실질적인 방어권 행사를 어렵게 하는 극도로 불공정한 재판 진행”이라고 항의했다.

함께 재판받는 김용현 전 장관 측 역시 재판부 기피신청을 제기했다.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은 “재판부가 일반이적 공소장을 송달받지도 않은 상태에서 영장심문기일을 지정하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라며 “윤 전 대통령과 여 전 사령관은 공소장 기재만으로도 혐의 관련성이 없다는 점이 명백한데도 불법적인 인신구속을 추가했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또 다른 공동 피고인인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측은 기피신청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에는 김 전 장관 측 이하상 변호사가 “특검보가 없으면 절차 진행에 협조할 수 없다”라며 재판을 거부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특검 측은 이에 대해 “특검보 없이도 공소 유지가 가능하다”라고 반박했다. 내란특검법 제8조 제2항은 파견 검사가 특검 또는 특검보의 지휘·감독 아래 특검이나 특검보의 출석 없이도 법정에서 공소를 유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김 전 장관 측은 “특검보의 지휘를 실제로 받는지 어떻게 확인하느냐”라며 반발했고, 재판부는 박억수 특검보의 도착을 기다리며 약 25분간 휴정했다. 이후 인정신문 과정에서도 발언 순서를 둘러싼 재판부의 지시에 변호인이 공개적으로 항의하는 등 신경전이 이어졌다.

재판부 기피신청이 접수되면 다른 재판부가 신청의 타당성을 판단해 인용 또는 기각 결정을 내리게 된다. 다만, 소송 지연 목적이 명백하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재판부가 곧바로 기각하는 간이기각 결정을 할 수 있다. 기피신청이 제기되면 원칙적으로 소송 진행이 정지된다.
한편, 윤 전 대통령 등은 2024년 10월 이후 북한 평양에 무인기를 보내 비상계엄 선포 환경을 조성했다는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검팀은 무인기가 평양 인근으로 추락하면서 비행경로 등 군사 기밀이 노출돼 국가 안보 이익이 침해됐다고 보고 있다. 첫 재판부터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격화되면서 향후 재판 진행 역시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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