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관련 수사 무마 의혹을 둘러싸고 경찰 내부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찰이 특정 정치인에 대한 수사를 부당하게 축소하거나 종결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조직 전반의 신뢰도에 타격을 입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는 9일 성명을 내고 “김병기 의원 관련 수사 무마 의혹과 경찰의 미온적인 대응은 단순한 사건 처리 문제를 넘어 경찰 수사 시스템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근본부터 흔들 수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특히 “정치적 외압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반복된다면, 경찰은 더 이상 독립적인 수사기관으로서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의 시작은 지난해 서울 동작경찰서가 김 의원의 배우자인 이 모 씨를 내사하고도 무혐의로 종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이 씨는 동작구의회 부의장이었던 지인의 업무추진비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해당 내사는 2023년 4월부터 8월까지 약 4개월간 진행됐지만, 경찰은 형사처벌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이후 김병기 의원의 전직 보좌진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김 의원이 경찰 고위 간부 출신의 동료 의원을 통해 사건 무마를 청탁했다”라는 폭로가 이어지면서 사안은 일파만파로 번졌다. 경찰 수사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 외압에 의해 흐지부지된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고 경찰 내부 구성원들까지 우려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경찰직협은 성명에서 “경찰은 법 앞에 모두가 평등하다는 원칙을 지켜야 하며 어느 누구도 권력이나 신분으로 수사 대상에서 예외일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은 특정 개인이나 사건을 넘어서 경찰 조직이 그동안 쌓아온 중립성과 수사 공정성을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직협은 조직 차원의 대응 방안도 제시했다. 우선 수사 외압을 차단할 수 있는 내부통제 장치를 강화하고, 고위 지휘부가 개별 사건에 영향을 미칠 수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사건 배당부터 처리 결과까지 모든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병기 의원은 수사 무마 의혹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경찰 역시 내사 종결 당시의 구체적 판단 근거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안을 계기로 경찰 수사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확보에 대한 제도 개선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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