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대표 배우 안성기 씨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면서 정치권과 문화계 전반에 깊은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로 84세를 맞은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고인을 향한 존경과 그리움을 담은 추모 메시지를 전하며 생전 일화를 공개했다.
5일 박 의원은 SNS에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그는 “안성기 선생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DJ)과 특별한 교분을 가졌다”라며 “DJ는 그분의 연기도 좋아하셨지만 그분의 사상과 이념을 높이 평가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DJ는 고인을 영입해 국회의원으로 공천하겠다며 평소 고인과 교분 있는 저에게 영입을 지시, 저는 여의도 맨하탄 호텔 커피숍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라고 전했다.
당시를 회상하며 박 의원은 “그때 안성기 선생은 ‘DJ를 존경하고 따르지만, 저는 영화배우로 국민께 봉사하겠다’라는 말로 저를 설득, 정중히 사양하더라”라고 이야기했다. 박 의원은 “이런 보고를 받은 DJ는 ‘내 생각이 짧았다. 안성기 씨는 배우로 국민께 봉사하는 것이 옳다’며 영입 뜻을 접었다”라고 덧붙였다.
고(故) 안성기 씨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은 생전에도 여러 차례 언급된 바 있다. 안 씨는 2009년 8월 김 전 대통령 서거 당시 “DJ는 대통령이 되기 전 ‘성공시대’ 등 저의 영화 시사회에 몇 번 참석하셨다. 특히 스크린쿼터를 잘 지켜주셔서 한국 영화가 부흥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라고 회고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안성기 씨는 최근까지 혈액암 투병을 이어오다 5일 향년 74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지난달 30일 자택에서 음식물이 목에 걸린 채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불명 상태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고인의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치러진다.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재)신영균예술문화재단과 (사)한국영화배우협회 주관으로 영화인장으로 진행되며 명예장례위원장은 신영균, 배창호 감독, 한국영화배우협회 이갑성 이사장,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직무대행 신언식, 한국영화인협회 양윤호 이사장 등 4인이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아 장례를 진행한다”라고 전했다.
또한 “배우 이정재, 정우성 등의 영화인들의 운구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다”라며 “고인의 뜻과 유가족의 마음을 헤아려 과도한 취재와 확인되지 않은 사안의 추측성 보도는 삼가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강조했다.
안성기 씨는 아역 배우로 데뷔한 이후 70년 가까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꾸준한 활동을 이어온 ‘국민배우’였다. 그의 온화한 이미지와 묵직한 연기력은 세대를 넘어 사랑받았고 한국 영화사에 지울 수 없는 족적을 남겼다. 정치권과 문화계의 애도 속에 고인의 마지막 길은 조용하고도 숭고하게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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