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도, 안전망도 없었다
미성년자가 탑승 가능했던 ‘이유’
무면허 사고 67.6%
지난해 발생한 미성년자 전동킥보드 사고가 법적 책임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당시 13세 중학생 두 명이 함께 탄 공유 전동킥보드가 인도를 걷던 80대 노인을 들이받아 숨지게 한 사건은 단순한 교통사고를 넘어 사회적 논란으로 확산됐다. 피해자의 사망 이후 가해 학생의 부모는 사과 의사를 밝히면서도, 미성년자가 법적으로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업체가 이를 알면서도 방치한 것이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했다.

사고 당시 학생들은 면허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전동킥보드를 이용했다. 업체 측은 법적으로 면허 등록 정보를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로 인해 미성년자가 면허 없이 전동킥보드를 탈 수 있는 구조적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가해 학생의 아버지는 “아들의 잘못은 인정하지만 미성년자가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없는 사실을 업체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성년자가 탈 수 있도록 둔 것은 책임을 회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사건을 낸 학생에게 보호처분을 내렸고, 부모에게는 피해자 유가족에게 형사합의금 2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피해자 보험사로부터 8400만 원대의 구상권 청구 소송이 추가로 제기되면서 부모는 1억 원에 달하는 금전적 부담을 떠안게 됐다. 이에 따라 부모는 전동킥보드 업체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업체가 미성년자의 탑승을 방치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개인형 이동장치 사고 10배 증가

부모 측은 “미성년자가 법적으로 탈 수 없는 장치인데도 업체가 이를 관리하지 않았다”며 “위험성을 알면서도 방관했다면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번 소송이 1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사회적으로 업체의 책임을 묻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전동킥보드 안전 문제와 미성년자 이용 실태를 다시금 환기시켰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개인형 이동장치 관련 교통사고는 2018년 225건에서 2023년 2389건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사망자는 4명에서 24명으로 늘었다. 사고의 절반 가까이는 차량과 보행자 충돌 형태였으며, 무면허 운전 비율도 전체의 35%에 달했다. 특히 사고를 낸 운전자 중 44%가 19세 이하 청소년이었다.
전동킥보드를 놀이로 인식

전문가들은 전동킥보드를 놀이기구처럼 인식하는 청소년들의 태도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고 친구를 태운 채 인도에서 주행하는 모습이 흔히 목격된다는 것이다. 도로교통공단 교통과학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발생한 개인형 이동장치 사고 5860건 중 10대 무면허 사고가 67.6%로 가장 많았다. 이는 제도적 관리 부재와 함께 청소년 안전 교육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미성년자 이용 제한 필요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가정의 비극에 그치지 않는다. 미성년자 전동킥보드 이용 문제, 보험 적용의 사각지대, 업체의 관리 책임 등 복합적인 사회적 과제를 드러냈다. 피해자 유가족은 돌이킬 수 없는 상실을 겪었고, 가해자의 부모는 막대한 금전적 부담과 법적 소송에 직면했다. 업체는 법적 강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지만, 사회적 비판은 거세다.
결국 이번 사건은 전동킥보드 안전 관리 제도의 허점을 드러내며, 미성년자 이용 제한과 보험 제도 개선, 업체의 책임 강화 논의로 이어질 전망이다. 부모 측은 “이번 소송을 통해 업체의 책임을 묻고, 다시는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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