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인 스키 리조트에 등장한 페라리 F40
논란 속에서도 남은 강렬한 장면
보존보다 주행을 택한 F40의 또 다른 가치
보통 페라리 같은 슈퍼카는 도로보다는 차고, 전시장에서 보관되기 마련이다. 얼마나 깨끗하게 관리됐는지, 주행거리가 얼마나 짧은지가 가치의 기준이 된다. 특히 오래된 희귀 모델일수록 비 오는 날은 물론이고, 눈길 주행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일본에서 이 공식을 완전히 뒤집는 장면이 공개됐다. 눈으로 뒤덮인 스키 리조트를 배경으로, 빨간 페라리 F40이 실제로 설원을 달린 것이다. 미끄러운 눈길 위를 가로지르는 모습은 보는 순간 시선을 붙잡는다. “F40을 저렇게 굴려도 돼?”라는 생각과 함께, 이 장면이 왜 화제가 되고 있다.
설원 주행에 도전한 일본의 F40 애호가

이 장면의 주인공은 일본의 자동차 애호가로 알려진 ‘카가이(Car Guy)’의 타케시 키무라다. 그는 2016년, 자신의 페라리 F40을 트레일러에 싣는 대신 직접 스키 리조트로 몰고 가 설원 주행을 감행했다. 장소는 일본 나가노현의 류오 스키 파크. 겨울 스포츠로 유명한 이곳에서 슈퍼카가 등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장면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대부분의 F40이 주행보다 보존에 초점을 맞춰 관리되는 현실을 떠올리면, 이 선택 자체가 쉽게 이해되지 않는 도전이었다.

영상 속 F40은 일반적인 모습이 아니었다. 스노 체인과 랠리 라이트, 루프 랙까지 장착하며 설원 주행을 위한 준비를 마친 모습이었다. 눈 위를 미끄러지듯 달리는 장면은 마치 랠리카를 연상시켰고, 붉은 차체와 새하얀 설원이 만들어내는 대비는 시각적으로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보기에는 언제든 통제력을 잃을 것처럼 아슬아슬했지만, 차량은 의외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이 낯선 조합 자체가 영상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다루기 까다로운 F40이 설원을 달렸다

페라리 F40은 원래 다루기 쉬운 차가 아니다. 1980년대 후반 등장한 이 모델은 전자식 주행 보조 장비가 거의 없고, 마른 노면에서도 운전 난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가속 페달과 조향, 브레이크 조작 하나하나가 그대로 차량 반응으로 이어지는 성격이다. 그런 차가 눈길 위를 달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이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영상이 공개되자 “저건 너무 위험하다”는 반응과 “이래서 F40이 전설이다”라는 반응이 동시에 쏟아졌다.
물론 대가는 있었다. 주행 과정에서 변속기가 손상돼 수리가 필요했고, 스노 체인이 끊어지며 차체에 깊은 흔적을 남기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수리 비용이 상당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하지만 키무라는 이 같은 손상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F40을 조심스럽게 감싸 보관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직접 몰고 경험해야 할 자동차로 바라봤다. 차에 남은 흔적조차 하나의 기록처럼 받아들이는 태도였다.
지금도 달릴 수 있음을 보여주다

이 주행은 레드불이 제작에 참여한 영상으로 공개되며 전 세계 자동차 팬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졌다. 촬영 당시 현장은 혹독한 추위 속에서 진행됐고, 드론 배터리를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해 스태프들이 고군분투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졌다. 짧은 촬영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긴장감이 이어졌고, 그 분위기 역시 영상 속에 고스란히 담겼다. 결과적으로 이 영상은 일본을 대표하는 자동차 콘텐츠 중 하나로 남았다.
눈 덮인 스키 리조트를 달리는 F40의 모습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관리와 보존이 우선되는 차라는 인식과 달리, 이 차는 실제 주행 속에서 또 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키무라의 선택은 호불호를 갈랐지만, 적어도 F40이 지금도 충분히 달릴 수 있는 차라는 점만큼은 분명히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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