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 잊지 않았다” 토요타 회장이 슈퍼카 공개 현장에서 선전포고한 이유,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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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차세대 슈퍼카 GR GT 및 GR GT3 공개
V8 트윈터보 하이브리드, ‘운전자 우선’ 철학 정점
과거 모터스포츠 굴욕에 선전포고와 같은 연설
토요타가 마침내 차세대 플래그십 고성능 모델의 베일을 벗겼다. 2025년 12월 5일,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공개된 ‘올 뉴 스포츠 모델 프리미어’ 행사에서는 로드카 사양의 GR GT와, GT3 클래스 출전을 위한 레이싱 머신 GR GT3가 세계 최초로 모습을 드러냈다. 토요타의 상징적인 스포츠카 2000GT와 렉서스 LFA의 뒤를 잇는 이 두 모델은 토요타의 고성능 브랜드 가주 레이싱(GR)의 정점을 찍는 프로젝트다.

특히 이날 프리미어 행사는 신차 정보 공개를 넘어, 토요다 아키오 회장의 격앙된 연설로 더욱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과거 토요타가 겪었던 ‘재미없는 차’ 이미지에 대한 좌절감과 모터스포츠에서의 굴욕적인 경험을 언급하며, GR GT가 단순히 신차가 아니라 토요타의 정체성을 되찾고 미래를 향한 강력한 선전포고임을 천명했다. 이 차량은 토요타의 끊임없는 ‘더 좋은 차 만들기’의 집념이 낳은 결실이다.
V8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641마력 목표의 플래그십

새롭게 공개된 GR GT와 GR GT3는 2022년 도쿄 오토 살롱에서 선보였던 ‘GR GT3 콘셉트‘의 양산형 및 레이싱 사양을 계승했다. GR GT는 도로 주행이 가능한 플래그십 스포츠카로서, 토요타의 ‘운전자 우선’ 철학 아래 개발되었으며 낮은 무게 중심, 경량 고강성 차체, 뛰어난 공기역학 성능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를 추구한다.


양산형 모델인 GR GT는 새롭게 개발된 4.0리터 V8 트윈터보 엔진과 싱글 전기 모터가 통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개발 목표치로 최고 시스템 출력 650 PS (641마력) 이상, 최대 시스템 토크는 850 Nm (627 lb-ft) 이상을 지향한다.

파워트레인은 앞 엔진, 후륜 구동(FR) 구조에 건식 윤활 방식 엔진과 리어 트랜스액슬 방식을 적용해 무게 중심을 최대한 낮췄다. 또한, 토요타 최초로 올 알루미늄 바디 프레임을 채택하여 경량화와 고강성을 모두 확보했으며, 2027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함께 공개된 GR GT3는 GR GT를 기반으로 FIA GT3 기술 규정을 완벽하게 준수하는 트랙 전용 레이스 머신이다. 양산형의 핵심 기술을 공유하면서도 레이스에 최적화된 공격적인 에어로 파츠(대형 리어윙, 스플리터 등)와 알루미늄 섀시 및 카본 파이버 바디를 사용하여 극한의 성능을 발휘한다. GT3 레이스 인증을 받아 기존 렉서스 RC F GT3를 대체할 예정이며, 2026년 이후 모터스포츠 시즌에 맞춰 고객 레이싱 프로그램에 공급될 예정이다.
“불가능하다는 말에 투쟁했다” 아키오 회장의 의지

이날 월드 프리미어 행사에서 토요다 아키오 회장은 신차 소개를 넘어 토요타의 역사와 자신의 개인적인 회한을 담은 격앙된 연설을 펼쳤다. 이는 과거 토요타가 ‘재미없는 차’, ‘지루한 차’를 만든다는 평가를 받던 시절에 대한 좌절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는 토요타 내부에서 고성능 스포츠카 개발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올 때마다 “토요타는 절대 그런 차를 만들 수 없다”는 식의 부정적인 반응에 부딪혔던 과거의 굴욕적인 기억을 소환했다. 아키오 회장은 직접 ‘모리조’라는 가명의 드라이버로 활동하며 이러한 인식을 바꾸고자 했으며, 거의 20년에 걸친 노력 끝에 결국 ‘불가능했던 차’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연설에서 GR GT의 출시가 단순히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토요타의 정체성을 되찾고 미래 자동차 산업의 방향성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강력하게 피력하는 순간임을 강조했다. V8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한 GR GT는 전기차로의 전면 전환이 대세인 흐름 속에서, 내연기관의 감성적 매력을 지키면서도 탄소 중립 시대에 대응하는 토요타의 ‘멀티 패스웨이’ 전략을 상징한다. 아키오 회장의 이번 프리미어 연설은 과거의 굴욕을 완전히 씻어내고 고성능 슈퍼카 제조사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겠다는 강력한 선전포고로 해석된다.
LFA의 유산과 ‘시키넨 센구’ 철학


아키오 회장은 GR GT 개발 배경을 설명하며, 이 차량이 렉서스 LFA 개발의 ‘대부’로 불렸던 전설적인 마스터 테스트 드라이버 나루세 히로무(成瀬弘)가 남긴 유산의 정점임을 강조했다. 그는 나루세에게 운전을 배우고 함께 뉘르부르크링 레이스에 출전하며 겪었던 굴욕적인 경험을 생생하게 회상했다. 과거 토요타는 테스트에 적합한 스포츠카가 없어 단종된 중고 수프라로 훈련에 임해야 했고, 다른 슈퍼카들이 추월해 지나갈 때마다 “토요타는 절대 이런 차를 만들 수 없을 거야”라는 좌절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나루세는 아키오 회장에게 “차 만들기는 말이나 데이터가 아닌, 실제로 만져보고 볼 수 있는 차를 중심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가르쳤으며, 이 가르침은 오늘날 GR 브랜드의 핵심인 ‘운전자 우선’ 철학으로 이어졌다. 아키오 회장은 이번 GR GT와 GR GT3 공개가 나루세의 철학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헌사이자 약속임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GR GT 개발에 LFA 개발에 참여했던 베테랑 엔지니어들이 젊은 세대에게 기술과 ‘만드는 비법(secret sauce)’을 전수하는 일본 전통 의식 ‘시키넨 센구(式年遷宮)’의 철학이 적용되었음을 밝혔다. 이는 GR 수프라, GR86, GR 코롤라, 그리고 마침내 GR GT로 이어지는 토요타 스포츠카의 DNA와 노하우를 세대를 넘어 단절 없이 계승하겠다는 토요타의 강력한 의지를 상징한다.

토요다 아키오 회장의 결의에 찬 연설과 함께 공개된 GR GT는 토요타에게 단순한 플래그십 슈퍼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과거의 ‘지루한 차’라는 이미지에 대한 설움을 딛고, 세계 최고 수준의 고성능 기술력을 증명하겠다는 토요타의 강렬한 도전 의지다.
GR GT 프로젝트는 나루세 히로무의 유산과 LFA 베테랑들의 노하우가 집약된 결과물이며, 토요타가 미래 자동차 시대에도 내연기관의 감성을 지키며 ‘운전이 즐거운 차’를 계속 만들겠다는 확고한 비전을 전 세계에 선언하는 역사적인 ‘선전포고’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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