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커, 딜러망까지 갖추고 한국 시장 정면 돌파
급성장 브랜드의 거센 압박… 국산·수입차 모두 긴장
첫 상륙 모델 ‘7X’, 전기 SUV 시장 판도 흔들까
중국 지리차(Geely)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가 한국 전기차 시장 공략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지커는 최근 중국 항저우 지커 타워에서 에이치모빌리티ZK, 아이언EV, KCC모빌리티, ZK모빌리티 등 4개 파트너사와 딜러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판매·서비스를 담당할 공식 파트너 구성을 일찌감치 마무리했다.

이번 협약은 시장 탐색이나 브랜드 소개 수준을 넘어, 실제 판매 네트워크 구축과 AS 인프라까지 초기 단계에서 함께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난 조치다. 업계에서는 이를 지커가 한국을 잠재적 시장이 아닌 전략적 거점으로 판단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으며, 브랜드가 계획 단계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시장 진입을 위한 실행 국면으로 속도를 높였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출시 4년 만에 기록적 판매를 만든 지커의 가파른 상승세
브랜드 자체는 등장한 지 오래되지 않았다. 지커는 2021년 론칭된 비교적 신생 전기차 브랜드지만, 성장 속도는 상당히 가파르다. 2022년 7만여 대, 2023년 11만여 대를 인도한 데 이어 2024년에는 20만 대를 훌쩍 넘기며 2025년 상반기 기준 글로벌 40여 개국에서 58만 대 이상 누적 판매를 기록했다. 가격대는 4천만 원대 중후반부터 1억 원대 중반까지 형성되어 있어, 중국 내에서는 프리미엄 전기차 세그먼트에 포지셔닝되어 있다. 단일 시장에 의존하지 않고 아시아·유럽·오세아니아 등으로 판매 네트워크를 넓히며 브랜드 인지도를 키우는 중이다.

기술적 기반도 빠르게 정비해 왔다. 지커는 스웨덴 예테보리에 ‘지커 테크놀로지 유럽’을 두고, 이곳에서 SEA(Sustainable Experience Architecture) 전기차 플랫폼과 고효율 ‘골든 브릭(Golden Brick)’ 배터리, 초고속 충전 인프라인 ‘지커 파워(Zeekr Power)’를 개발하고 있다. 유럽 감성을 강조한 디자인 작업은 글로벌 디자이너 슈테판 실라프가 이끄는 지커 글로벌 디자인 센터에서 진행한다. 중국 회사이지만 기술·디자인의 상당 부분을 유럽 거점에서 책임지는 구조여서, 기존 중국 브랜드와는 다른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전략이 읽힌다.
첫 상륙 모델 7X, 한국 전기 SUV 시장 판도 겨냥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될 후보는 중형 전기 SUV인 ‘7X’다. 업계에서는 2025년 상반기 한국 출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으며, 예상 가격은 4천만 원 후반에서 5천만 원 초중반대 수준으로 거론되고 있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유럽 WLTP 기준 543km로 알려졌다. 국산 전기 SUV와 테슬라 모델Y,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전기 SUV 사이에서 가격과 주행거리, 실내 공간을 모두 고려한 ‘균형형 옵션’으로 포지셔닝될 가능성이 있다. 지커 입장에서는 7X를 통해 한국 시장에서 브랜드 첫인상을 좌우하게 되는 만큼, 사양 구성과 가격 책정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한국 전기차 시장은 이미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현대차·기아가 주도권을 쥐고 있고, 테슬라를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 BMW, 볼보 등 글로벌 브랜드가 각 세그먼트에서 자리를 잡았다. 여기에 지커까지 가세하면 소비자 선택지는 분명 넓어지지만, 기존 업체들 입장에서는 가격·상품 구성 전략을 다시 조정해야 할 압력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지커가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활용할 경우, 중형 전기 SUV 구간에서는 국산·수입차를 모두 포함한 경쟁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낯선 브랜드 지커, 인지도와 신뢰 확보가 최대 과제
다만 지커가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우선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다.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은 국내 소비자라 하더라도 지커라는 이름은 아직 낯선 편이다. 차량 성능·품질·안전성,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배터리 관리 등 여러 요소를 실제 운행 환경에서 검증받아야 한다. 서비스 네트워크의 밀도와 대응 속도 역시 초기 브랜드 평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번에 계약을 맺은 딜러사들이 기존 수입차 운영 경험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지커에 이식하느냐가 관건이다.

지커는 이제 딜러 계약을 마치고 네트워크 구축에 들어간 단계다. 실제 전시장 오픈, 가격 공개, 시승 차량 운영, 충전·AS 인프라 확충 등 앞으로 이어질 단계에서 어떤 전략을 펼칠지가 중요하다. 이미 한국 전기차 시장은 완성차·수입 브랜드·신규 전기차 스타트업이 모두 뛰어든 경쟁장이다. 그만큼 지커의 상륙은 소비자에게는 선택지 확대라는 의미이자, 국내 업체들에겐 긴장을 높이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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