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달 오조작 의심 사례 석 달 새 71건
끊이지 않는 ‘페달 오조작 의심 사고’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2차 지원
고령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 사고가 전국에서 잇따르며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지원 사업 참여자 141명을 분석한 결과 불과 3개월 사이 의심 사례가 71건이나 확인되었다. 고령 운전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셈이다. 이에 정부는 고령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2차 보급을 추진하며 사고 감소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 현장에서는 “브레이크를 밟았다.”, “차가 갑자기 돌진했다.”라며 급발진을 주장하는 운전자들이 줄어들지 않는다. 원인이 어떠하든 결과는 명확하다. 안타까운 사고로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즐거운 제주 여행이 한순간에 비극으로
24일 오후 3시경 제주 우도 천진항 부근에서 60대 운전자가 몰던 승합차가 갑자기 돌진해 2명이 숨지고 10명이 중경상을 입는 참사가 발생했다. 차량은 도항선에서 내린 뒤 대합실 방향으로 향하던 중 선착장에서 나오는 보행자와 전신주, 주변 차량을 잇달아 들이받으며 아수라장을 만들었다.

해당 차량은 결국 도항선 대합실 옆 도로 표지판 기둥을 들이받은 후에야 멈춰섰다. 숨진 2명은 80대 보행자와 승합차에 타고 있던 60대 여성으로, 심정지 상태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운전자는 “RPM이 갑자기 치솟고 차량이 앞으로 돌진했다” 라고 급발진을 호소했으며, 경찰은 국과수에 차량 정밀 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후진하다 그대로 돌진, 아수라장 된 시장
13일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재래시장에서 1톤 트럭이 돌진하는 사고로 여성 2명이 사망하고 1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심정지 상태였던 2명은 치료를 받다가 끝내 숨졌다. 부상자 18명 가운데 9명은 중상, 9명은 경상이다.
경찰 및 소방 당국에 따르면 해당 차량은 시민 사이로 천천히 후진하던 중 급가속해 150m가량 전방으로 돌진했다. 트럭 운전자는 “시장 초입에 있는 내 가게에서 물건을 내린 뒤 후진하다가 갑자기 28m가량 돌진했고,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작동하지 않았다”라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운전자 A 씨가 페달을 오조작한 것으로 추정한다. 부천 오정경찰서는 “현재까지 CCTV 영상을 확인해 본 결과, 브레이크 제동등은 들어오지 않았다”, “운전자의 소변을 채취한 결과, 음주 수치는 확인되지 않아 페달 오조작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운전자 60대 A 씨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과실, 치사상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사고 현장 처리가 마무리되는 대로 사고기록장치(EDR) 분석 등을 통해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사고 차량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급발진 여부를 살펴볼 계획이다.
생후 9개월 딸까지… 일본인 관광객의 참혹한 사고
지난달 21일에는 70대 택시 운전사가 중앙선을 넘어 반대 방향에서 마주 오던 승용차와 충돌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택시에 탑승하고 있던 20대 일본인 부부가 골절상을 입었고, 생후 9개월 된 딸은 의식불명에 빠졌다. 특히 이 부부는 아이 출산 이후 첫 가족여행으로 한국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져 큰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해당 차량의 운전자 B 씨는 사고 당시 급발진을 주장하였으나, 경찰 조사에서 페달을 잘못 밟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B 씨에게서 음주나 약물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원인이 페달 오조작이라고 확정 짓기는 어렵다, 추가적으로 조사할 것”이라며 “추가 조사를 통해 B 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뒤늦게 속도 내는 한국, 이제는 설치 의무 시대
이러한 사고들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도 뉴스를 틀어보면 심심치 않게 고령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 의심 사고들을 찾아볼 수 있다. 한편, 일본은 6년 전 도쿄 도심에서 큰 사고가 발생한 뒤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의무화하여 2023년 이후 생산 차량 90%에 장치가 탑재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과 ‘디 올 뉴 넥쏘’가 해당 장치를 탑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고령 운전자가 면허를 반납할 경우 지원금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혜택이 적다는 여론이 높아 실제 반납 비율은 낮은 실정이다. 또한 해당 지원금은 교통카드 형식으로 제공되는데 대중교통이 적은 농어촌 지역에서는 실효성이 적다. 정부는 2029년부터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의무화를 단계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고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해당 의무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기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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