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뿐 아니라 중고차 가격도 꾸준히 상승 중
중고차 시장에서 팔리는 건 ‘전기차’
바뀌고 있는 시장 흐름
미국의 신차 가격은 1년 넘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관세와 인플레이션이 더해지며 지난 9월에는 평균 거래가격이 사상 처음 5만 달러를 돌파했다. 신차 구매 부담이 커지자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중고차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러나 중고차 가격도 덩달아 오르면서 상황은 그렇게 쉽지 않다.

이런 흐름 속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향의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 신차 전기차 판매 둔화가 거론되는 와중에도 중고 EV는 오히려 더 빠르게 팔리고 있다는 점이다. 중고차 시장에서 EV가 보여주는 속도는 전체 시장 분위기와 확연히 다르다.
데이터를 보면 더 확실한 ‘중고 EV 판매 속도’


자동차 산업 정보 회사 에드먼즈(Edmunds)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3년 된 중고차 평균 가격은 약 3만 1천 달러로 5% 상승했다. 동시에 전체 중고차는 과거보다 더 오래 재고로 남아 있으며, 소비자는 높은 가격과 신차 인센티브를 비교하며 더욱 신중해지고 있다.
하지만 EV는 이 흐름을 거스르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3년 된 테슬라 모델 S는 평균 21.5일 만에 판매되며, 같은 시기 토요타 코롤라 하이브리드(29일)보다도 빠른 속도를 기록했다. 평균 거래가격은 44,621달러로, 신차 시점 대비 감가액은 70,763달러에 달해, 높은 감가에도 불구하고 구매자들이 매물을 빠르게 가져가는 흐름이 확인되었다. 두 번째로 빠른 모델은 테슬라 모델 3로, 평균 24일 만에 판매되었고 평균 가격은 24,447달러였다. 이어 모델 Y는 평균 26.3일 만에 새 주인을 찾았으며 평균 가격은 27,624달러였다.
EV는 테슬라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현대 아이오닉 5(23,964달러), 포드 머스탱 마하-E(26,920달러), 기아 EV6(24,447달러) 등 역시 모두 2만 달러 중반대 가격대에 형성되며 빠르게 판매되고 있다. 올해 3분기 가장 빠르게 팔리는 3년 된 차량 20개 중 8개가 EV로 집계된 점도 시장의 변화를 잘 보여준다.
에드먼즈 인사이트 책임자 Ivan Drury는 “지난 1년 동안 중고 EV는 가솔린 차량보다 꾸준히 더 빨리 판매됐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매물 자체가 적어 특정 모델에서만 빠른 흐름이 나타났다면, 올해는 더 폭넓은 EV 라인업에서 동일한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빠른 판매를 이끄는 ‘가격’과 ‘희소성’

중고 EV 판매 속도를 끌어올린 핵심 요인은 결국 가격 대비 가치다. 모델 S를 제외한 주요 EV들이 모두 2만 달러 중반대에 포진하고 있어, 동일 가격의 가솔린 중고차 대비 더 조용하고 더 빠르며, 더 많은 첨단 기술을 갖춘 차량을 선택할 수 있다. 운영비까지 감안하면 실사용 총비용도 EV 쪽이 유리한 경우가 많다.
또한 미국의 급속 충전망 확장으로 충전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EV 구매 장벽이 크게 낮아졌다. 여기에 3년 된 EV 매물이 전체의 1.6%에 불과한 희소성이 더해져, 원하는 소비자들이 빠르게 매물을 가져가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Edmunds에서는 신차 EV 시장의 잦은 가격 혹은 인센티브 변동과 달리 중고 EV 시장은 흐름이 비교적 일정해 구매 시점을 판단하기 더 쉽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런 이유로 향후에도 중고 EV가 가솔린 차량보다 더 빠르게 판매되는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년 된 중고 EV는 아직 전체 시장의 1%대에 불과하지만, 가격 경쟁력/기술 가치/매물 희소성이 맞물리며 빠르게 움직이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신차 시장과는 다른 방향에서, 중고 EV가 소비자 선택지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중고 전기차라면 배터리 성능 저하와 같은 현실적인 단점이 따를 수는 있다. 그럼에도 중고 EV 시장을 잘 살펴보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선택지를 발견할 가능성 또한 있다. 오히려 가치 대비 조건이 좋은 모델을 만나기 더 쉬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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