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지 벤치마킹이 부른 굴욕적인 사고
안전장치 미흡, 동력 손실 등 인재(人災) 분석
기술, 안전, 전문성 모두 부족했던 도전
2018년, 랜드로버는 중국 후난성 천문산(Tianmen Mountain)에 있는 999개의 가파른 계단과 약 45도의 경사를 자랑하는, 일명 ‘하늘 사다리 계단’을 레인지로버 스포츠 PHEV 차량으로 등반하는 ‘드래곤 챌린지’를 성공적으로 펼쳐 전 세계적인 홍보 효과를 거두었다. 이는 차량의 뛰어난 오프로드 성능과 전문 드라이버의 기술이 효과를 낸, 성공적인 스턴트 마케팅의 상징적인 사례로 남아있다.

한편, 최근 중국 체리(Chery)자동차는 랜드로버 디펜더를 연상시키는 박스형 디자인의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SUV인 풀윈 X3L(Fulwin X3L)을 선보였다. 강력한 성능과 오프로드 기능을 자부하던 체리자동차는 바로 이 상징적인 계단 등반 챌린지를 그대로 따라 하며 마케팅 효과를 노렸다. 그러나 결과는 굴욕적인 실패로 끝났다. 준비 부족과 기술적 문제로 인해 동력을 잃고 뒤로 미끄러져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하며 전 세계적인 조롱거리가 된 것이다.
챌린지 실패 사고 개요: 천문 계단에서의 굴욕

체리자동차의 풀윈 X3L 테스트 차량은 2025년 11월 12일경, 랜드로버가 성공했던 것과 동일한 장소인 천문산 ‘하늘 사다리’ 계단 등반에 나섰다. 강력한 듀얼 모터 사륜 구동(AWD) 버전은 422마력의 출력과 4.7초의 제로백 성능을 갖추고 있었기에,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한 도전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차량은 계단을 얼마 올라가지 못해 갑자기 추진력을 잃고 뒤로 미끄러져 내려오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차량은 보호 난간에 충돌하여 난간 일부를 무너뜨리며 파손됐고,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에 의해 사고 영상이 촬영되어 소셜 미디어에 빠르게 확산했다. 이 사건은 현지 네티즌들 사이에서 무리한 이벤트 진행에 대한 비판과 함께 ‘짝퉁의 굴욕’이라는 뼈아픈 오명을 남겼다. 이 이벤트 진행을 위해 해당 관광지는 이틀간 폐쇄되기도 했다.
실패 원인 분석: 기술적 결함과 안전 통제 소홀

체리 풀윈 X3L이 실패한 주된 원인은 기술적인 문제와 안전 관리 미흡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인재(人災)였다. 차량의 미끄러짐은 단순한 동력 부족이 아니었다. 체리 자동차는 공식 사과문을 통해 “테스트 장비의 안전 로프 앵커 포인트에서 샤클(연결 고리)이 예기치 않게 분리되었다”라고 밝혔다.
이로 따라 느슨해진 안전 로프가 차량의 오른쪽 앞바퀴에 감기면서 동력 출력을 방해했고, 차량이 중심을 잃고 가파른 경사(약 45도)에서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 현장 영상에서는 동력 상실 직전 차량에서 “펑” 하는 큰 소리와 함께 검은색 부품이 떨어져 나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체리 측은 성명을 통해 “잠재적 위험에 대한 추정 부족과 세부적인 통제 소홀”을 인정하며 준비 미흡에 대한 과실을 시인했다.
랜드로버 성공과의 비교: 치밀한 준비와 전문성

체리 풀윈 X3L의 실패는 2018년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스포츠 PHEV의 성공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랜드로버가 챌린지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치밀한 준비와 차량의 특화된 오프로드 기술, 그리고 전문 드라이버의 역량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랜드로버는 F1 출신 드라이버인 동허빈(Ho-Pin Tung)을 기용하여 극한의 상황에서 차량을 정밀하게 제어했으며, 레인지로버 특유의 지형 반응 시스템(Terrain Response)과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을 십분 활용했다. 또한, 랜드로버는 이 챌린지를 위해 오랜 기간 준비하고 테스트하며 모든 안전 조치를 마련했다. 이와 달리 체리 자동차는 드라이버의 전문성에서도 미흡했으며, 가장 중요한 안전장치인 안전 로프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총체적인 준비 부족을 노출했다.
어설픈 모방이 남긴 교훈: 뱁새의 굴욕

체리 자동차가 랜드로버의 상징적인 마케팅 스토리를 재현하려던 시도는 결국 어설픈 모방으로 귀결되며 창피한 실패로 남았다. 디자인뿐 아니라 마케팅 전략까지 모방하려 했던 중국 체리 자동차의 도전은 기술적 준비, 안전 관리, 드라이버 전문성 등 여러 방면에서의 미흡함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실패하게 된 것이다.
이 사건은 전 세계 자동차 산업에 다음과 같은 교훈을 던진다. 아무리 겉모습과 일부 스펙이 비슷해도 근본적인 기술력과 브랜드가 축적한 노하우, 그리고 안전에 대한 철저한 인식은 단기간에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면 다리가 찢어진다”라는 속담처럼, 체리 자동차는 무리한 모방 시도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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