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 ‘보조금 파티’ 끝났다…
K-배터리, 시험대 올랐다

미국 정부가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중단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당장 가격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면서,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판매량이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의존도가 높았던 정책 지원이 사라지면서 K-배터리 3사는 새로운 생존 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보조금 1000만원 ‘싹둑’…미국 시장 ‘급브레이크’

이번 사태는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지난달 말로 종료하면서 시작됐다.
그동안 미국에서 전기차를 구매하면 최대 7,500달러(약 1,000만 원)에 달하는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었는데, 이 혜택이 하루아침에 사라진 것이다.
자동차 가격에 1,000만 원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장 구매 비용이 껑충 뛴 셈이 되면서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이미 현지에서는 전기차 수요 감소가 현실화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10월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무려 61.6%나 급감했다.
이는 예견된 결과이기도 하다. 앞서 독일과 프랑스에서도 비슷한 정책 변화로 전기차 판매량이 각각 27%, 3% 감소한 바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는 이번 조치로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이 최대 37%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배터리 업계, ‘직격탄’ 맞고 ‘플랜B’ 가동
전기차 판매 감소는 곧바로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공급하는 K-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 시장에 막대한 투자를 쏟아부으며 현지 생산기지를 구축해 온 이들 기업에게는 심각한 위기 신호다.
물론, 9월까지는 보조금 종료를 앞두고 차량을 미리 구매하려는 ‘막차 수요’가 몰리면서 LG에너지솔루션 등 일부 기업은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10월부터 본격화된 판매 절벽은 장기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배터리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점은 한국 기업들에게 기회 요인이다.
LFP 배터리 시장은 그동안 중국 기업들이 주도해왔지만, 미국의 대(對)중국 규제로 인해 한국산 LFP 배터리가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변수는 여전하다. 최근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현대차·SK온 합작 공장(HI-GA 배터리컴퍼니)에서 발생한 인력 문제처럼, 현지 정책이나 규제 변화가 언제든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결국 K-배터리 업계는 ‘보조금’이라는 든든한 바람막이 없이 혹독한 경쟁 환경에 직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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