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 파묻힌 천년고찰
전쟁 상흔 딛고 핀 정적
도심 탈출 당일치기 피서

습도 높고 무더운 공기가 도심을 가득 채우는 계절이 돌아오면 사람들의 발길은 자연스럽게 번잡함이 차단된 숲을 향한다.
유명 관광지의 소음과 인파에서 벗어나 고요한 삼림욕을 즐기려는 이들 사이에서 충청북도 괴산의 한 한적한 사찰이 새로운 피서지로 주목받고 있다.
울창한 산림 사이에 한 자리를 차지한 이 공간은 신라 제48대 경문왕 재위기인 9세기 후반, 자정선사가 수도하던 작은 암자에서 출발했다.
당시 선사의 높은 덕망과 인품을 전해 들은 경문왕이 국사의 존호를 내리고 직접 ‘공림사(空林寺)’라는 글귀를 적은 현판을 하사하면서 사찰로서의 당당한 기틀을 갖추게 되었다.

오랜 세월을 견뎌온 고찰인 만큼 거쳐온 역사적 굴곡도 깊다. 조선 정종 원년에 함허당 득통화상이 폐사된 절을 크게 중창하여 주석했으나, 임진왜란의 참화로 인해 대웅전을 제외한 대부분의 전각이 불에 타 사라지는 시련을 겪었다.
이후 인조 대에 이르러 다시 일으켜 세웠음에도, 1950년 6·25 전쟁 직전 사찰 내 공비 출몰을 이유로 진행된 토벌 작전 과정에서 전소되는 비운을 맞으며 또다시 폐허로 남겨졌다.
오늘날의 고즈넉한 모습을 되찾은 것은 끈질긴 복원 불사 덕분이다. 1965년 박삼주 스님이 극락전과 요사채를 재건하며 부활의 날개를 폈고, 1981년부터 탄성 스님이 13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대대적인 중건을 추진했다.
그 결과 현재는 대웅전, 관음전, 삼성각, 감인선원 등의 주요 불전이 당당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수차례의 전소와 복원을 거쳤음에도 가람의 배치와 구성이 흐트러짐 없이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어 사찰 특유의 정적인 아우라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절 내부에는 세월의 흔적을 담은 부도와 사적비, 석조, 일주문 등 가치 높은 불교 유물들이 다수 남아 있어 근현대에 새로 들어선 전각들과 고풍스러운 조화를 이룬다.
주요 관광 사찰에 비해 방문객의 발길이 한적해 소음 없이 호젓한 시간을 보내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전각 사이를 잇는 마당과 동선이 경사 없이 완만하게 조성되어 있어 가벼운 산책을 즐기기에 무리가 없으며, 사방을 둘러싼 울창한 나무 그늘이 강한 햇볕을 가려주어 한여름에도 한기마저 느껴지는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종교를 떠나 누구나 마음을 비우고 거닐 수 있는 휴식처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중부고속도로 증평 나들목을 통해 진입하면 수월하게 도달할 수 있으며, 네비게이션 주소는 충청북도 괴산군 청천면 괴산로공림길 104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당일치기 여행도 가능하다. 동서울터미널에서 괴산으로 향하는 직행버스가 하루 18회 운행되며 소요 시간은 약 1시간 50분이다. 입장료는 별도로 없으며 상시 개방되어 누구나 자유롭게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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