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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결 작품 해석은 관람자의 몫’…이강소 개인전 ‘생성의 강’

대구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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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소 작가가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리안갤러리 대구 전시장에서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태섭 기자

“나는 그림을 잘 못그린다. 잘 그렸다면 반 고흐같은 표현주의 작가가 됐을 것이다”.

팔순이 넘은 노화가의 입에서 뜻밖의 고백(?)이 나왔다. 아니, 우리나라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중의 한 명인 이강소가 아닌가? 리안갤러리 대구에서 지난달 28일 개막한 개인전 ‘생성의 장’ 전시에 맞춰 대구를 찾은 이강소 작가는 ‘대가답게’ 당당하고 거침이 없었다. 그런데 그림을 잘 못그린다니? 무슨 말인가? 하지만 그가 한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순진할 뿐이다. ‘못그린다’는 그의 겸손의 말 다음에는 “(작품을) 완결하지 못한다. 완결하고 싶지도 않다”는 말이 이어졌다. 설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그의 말이다. “나의 미완성 그림은 보는 사람들이 각가의 경험을 더 해서 작품을 완성하고 감상하도록 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작품에 대한 해석과 감상을 오롯이 관람자의 몫으로 유보하는 것이다.

이강소 작, ‘Becoming 26068’, 캔버스에 아크릴, 73 x 91 cm, 2026. 리안갤러리 대구 제공

이강소의 예술관과 작품관은 어찌보면 기존 틀과 고정관념에 대한 반발에서 출발했다. 그는 “(서양의 예술관은) 주관주의적 작가 관점이 지배적인데 이는 관람객에게 강제적으로 작품을 수용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공평하지가 않은 관계다. 이를 어떻게 회화에서 풀 것인가 고민해 왔다”고 말했다. 이런 고민과 사유를 바탕으로 그는 서구 중심의 세계 미술사의 헛점, 틈을 찾아나섰다. 치열한 정체성 탐구의 결과가 바로 ‘미완결 작품’이다.

이강소 작, ‘Becoming-26080’, 캔버스에 아크릴, 130 x 162 cm, 2026. 리안갤러리 대구 제공

“관람객들은 자기 경험에 따라 나의 작품을 보게 된다. 볼 때마다, 보는 사람에 따라 (작품은) 다르게 보인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형상을 만들어내는 데서 출발하지 않는다. 작가는 ‘그린다기’ 보다 ‘그려지는 그림’을 뜻한다. 작품을 작가의 의지로 완결되는 결과물이 아닌 생성의 과정으로 전환시킨다. 그에게 작품은 하나의 완결된 상태가 아니라 매순간 새롭게 구성되는 ‘생성의 장’인 것이다.

이강소 작, ‘Becoming-C-17055’ 세라믹, 36x42x34cm,2017. 리안갤러리 대구 제공

이강소의 반항정신은 평면 회화에서 다른 장르로 확장된다. 그의 의문은 계속된다. “ 조각 작품은 왜 손으로 재료를 깎아내거나 덧붙이면서 작업을 해야하는가?” 평범한 사람들은 아무도 의문을 품지 않은 영역에서 그는 ‘던지는 조각’을 생각해 낸다.”던져서 하는 조각은 왜 없는건가?” 그리고 실행에 옮긴다. 흙덩이를 던져서 조각 작품을 만들고야 만다. 이강소의 반항과 반발이 실험정신과 궤를 같이 하고 있음을 알게되는 대목이다. 실험정신은 서예에도 적용된다. 그는 늘 궁금해 했다고 말했다. “문자나 기호에서 벗어난 서예 작품은 없을까?” 문자인지 그림인지 구분이 안되는 회화로 보면 될 듯하다.

이강소 작, ‘The wind is Blowing 250203′, 캔버스에 아크릴, 162 x 130 cm, 2025. 리안갤러리 대구 제공

오랜 세월 화업에 지칠 법도한데 그는 던져서 조각을 하고, 문자나 기호에서 벗어난 서예를 생각하는 것들이 너무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사용해보고 싶은 매체도 많고 , 서툴더라도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고 했다. 세상 모든 게 신기하고,모든 걸 해 보고 싶어하는 아이같았다.

오는 7월11일까지 계속되는 이강소의 ‘생성의 장’전에는 그의 최신 회화와 조각 2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이강소 작가가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리안갤러리 대구 전시장에서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태섭 기자

송태섭 기자 tss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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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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