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박과 은박을 매체로 이용해 추상적 언어를 표현하고 있는 여류 작가 정익현의 개인전이 오는 8일부터 20일까지 중국 우한시에 있는 ‘Zall Art Museum’에서 열린다. 중국 우한시의 초대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 30점과 텍스타일 인스톨레이션 1점이 선보인다. 정 작가는 이번 전시를 ‘오묘주(奧妙宙): 빛이 머무는 경계, 그 회귀의 운동’으로 명명하고, 서로 다른 빛이 하나의 근원으로 귀일하는 순간을 회화적으로 탐구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정 작가의 작업은 한국 전통의 오방색·오간색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데에서 비롯됐다. 각기 고유한 상징과 개별성을 지닌 색들이 작가의 화면 위에서는 서로 밀어내는 대신 침윤하고 스며들며, 마침내 하나의 거대한 빛으로 빚어진다. ‘차이의 소멸’이 아닌 ‘다름의 공존’으로 작가의 화면을 채우는 것이다. 작가는 이 사유는 『도덕경』의 “되돌아감이 곧 운동(反者道之動)”과 맞닿아 있으며, 유와 무, 밝음과 어둠을 대립이 아닌 상생의 관계로 다루는 것이라고 덧붙인다.

정 작가 작업은 2016년 금색 물성을 본격적으로 도입하면서 전환점을 맞게 된다. 이후 금박·은박을 일정한 밀도로 축적·부착하는 텍스처 작업으로 확장되며, 빛이 ‘표현’되는 차원을 넘어 화면 자체가 발광하는 장이 되는 대형 작업으로 발전했다.작가는 반복적 부착 행위를 시간의 층위와 감각의 퇴적으로 규정하며, 금·은박을 “빛이 머무는 경계이자 침묵의 표면”이라고 재해석한다.

작가는 이번 작업을 하면서 평면이라는 물리적 한계를 넘어 서로 다른 물성들의 유기적 결합에 집중했다고 설명한다. 안료의 깊은 색채와 금·은박의 이질적 성질이 캔버스에서 하나의 빛으로 수렴되면서 현대적 조형 언어라는 새로운 생명력을 얻게 된다. 이 과정에서 그가 작품의 형태나 미적 완성도보다 작품 속에 담긴 아이디어나 개념을 중시는 개념미술작가임이 드러나고 있다.

정익현 작가는 대구예술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후 숙명여대 대학원에서 미술교육 석사를 취득했다. 프랑스 파리와 일본 도쿄 등 2 차례의 해외전시를 비롯해 총 16 차례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송태섭 기자 tssong@idaegu.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