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현락은 수묵화를 동시대 미학으로 표현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한국 화단의 대표적인 중견작가이다. 20여 년에 걸친 임 작가의 작업 세계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전시 ‘백 년과 1초’전이 9일부터 대구 무영당 (대구 중구 경상감영길 8) 4개 층 전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2002년 시작한 ‘나무들 서다’ 시리즈에서부터 최근작 ‘1초 수묵’까지 20여년간 작가 대표작과 아카이브를 만나볼 수 있다.

‘백년과 1초’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그의 이번 개인전은 특히 국내외에서 호평받은 임 작가의 대표 연작 ‘1초 수묵’ 시리즈 최신작들을 근대 건축물인 무영당에 배치해, 공간 그 자체를 새로운 차원의 감각으로 승화시키키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임 작가는 “작년 말 1930년대 대구에서 민족자본으로 세워진 최초의 백화점인 무영당에 이곳에 들렀다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공간 자체의 울림에 빠져들어 ‘백 년이 된 건축과 일 초 수묵의 만남’이라는 전시를 구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임현락 작가의 예술과 사유의 근간은 생명과 치유로, 2002년 금호미술관 전시를 시작으로 반투명 천에 일 획으로 그은 필획들을 공간에 세워 수묵화의 평면성을 3차원 공간으로 확장했다. 여기에서 필획들은 숲이 되어 서로 비추고 감추며 시선의 깊이를 만들고, 관객의 움직임과 공기의 흐름에 미세하게 흔들리며 살아있는 나무처럼 교감하는 장이 된다.
일 획, 한 호흡, 찰나, 순간 등은 그동안 그의 삶 속으로 찾아온 여러 차례 암 발병과 치유의 과정을 몸소 겪으면서 예술 행위에 구체화 된 시간적 개념들이다. 그의 작품 ‘1초 수묵’은 1초라는 극한의 시간성을 행위에 개입시켜, 찰나 속에 깃든 영원을 동시에 드러내어 길어 올리는 작업이다. 그래서 작가는 대상을 그리지 않고 호흡을 그린다. 호흡이 곧 생명이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순간”-짧은 이 글귀야말로 임 작가가 그의 삶과 예술을 통해 우리에게 잊었던 진실을 일깨우는 메타포이다.

임현락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 차례 개인전과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 병행전 등 다수의 국내외 초대전에서 작품을 선보였으며, 1993년 중앙미술대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현재 경북대학교 미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전시는 5월3일까지.
송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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