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김 수출의 역설
1월 한 달간 김 10장 소매가 1300~1500원 ‘롤러코스터’
김 수출이 크게 늘면서 공급부족으로 김값이 급등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김을 고르고 있다. ©더농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KAMIS)의 가격정보에 따르면, 올해 초(1월 2일) 1,379원이던 마른 김(중품, 10장) 소매가격은 불과 2주 만에 1,400원을 넘어섰고, 1월 중순(15일)에는 1,512원까지 치솟았다. 보름 만에 무려 9.64%가 급등한 것이다. 연간 물가 상승률이 2~3%대인 점을 감안하면 비정상적인 폭등세다. 1월 하순까지 1,500원대를 유지하던 김값은 2월 초(2일) 1,386원대로 잠시 숨을 고르고 있지만, 불안정한 가격 흐름은 여전하다. 서민들의 식탁 위 ‘국민 반찬’이 이토록 요동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 김 수출호황의 역설
김값 급등의 이면에는 전 세계적인 ‘K-김’ 열풍이 자리 잡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김 수출액은 전년 대비 14.14% 증가한 11억 3,000만 달러(약 1.5조 원)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일본, 중국, 미국 등으로 나가는 마른김과 조미김, 김스낵 물량이 급증하며 ‘검은 반도체’의 위상을 공고히 했으나, 이는 곧 국내 공급 부족과 가격 폭등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해외 바이어들이 높은 단가로 물량을 선점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은 ‘풍요 속의 빈곤’을 경험하고 있는 셈이다.
🏭 기업들은 “물 들어올 때 노 젓자”
식품 대기업들은 유례없는 K-푸드 특수를 잡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CJ제일제당의 김 수출 판매량은 2023년 2,981톤에서 지난해 5,253톤으로 76%나 폭증했다. 올해는 수출 비중이 전체 판매량의 40%를 넘어설 전망이다. 김치가 핵심이던 식품기업 대상도 현재 인도네시아,중국,베트남,뉴질랜드 등 30여 개국에 해조류 가공식품을 수출중이다. 대상의 지난해 해조류 가공식품 매출은 2004억원을 기록했다.제과 기업 오리온도 지난해 10월 합작법인을 세우며 김 스낵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에너지 기업인 삼천리그룹은 지난해 12월 ‘지도표 성경김’으로 유명한 성경식품을 인수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김 전문브랜드 담아는 튀기지 않고 구워 만든 김스낵으로 해외 1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 소비자들 “김밥 한줄 사먹기 겁나”
국내 소비자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마른김 10장당 소매가격이 1,500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년 전 1,000원(장당 100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0%나 급등했다. 주부 A씨는 “아이들 도시락 반찬 1순위였던 김이 이제는 가격표를 보고 망설여야 하는 품목이 됐다”고 토로했다. 김값 상승은 외식 물가로 전이되어 일반 분식점 김밥은 4,000~5,000원, 전문점은 6,000원을 훌쩍 넘어섰다. 수출 효자 종목이 된 김이 역설적으로 국내 식탁에서는 멀어지는 ‘국민 반찬의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더농부 인턴 이진우
제작 총괄 : 더농부 선임에디터 공태윤
nong-u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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