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부는 이례적인 페미 열풍

최근 북한 관영 방송 매체들을 통해 여성들의 위상을 높이는 파격적인 내용들이 연일 대거 송출되고 있다. 과거 가부장적 색채가 짙었던 사회 분위기와 달리 가장이 된 아내의 모습이 자주 포착된다. 반면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하는 남편의 모습까지 등장해 외부 사회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의 흐름은 단순한 미디어 연출을 넘어 체제 차원의 고도의 계산에서 비롯되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고 지도자 김정은의 딸인 김주애가 차기 권력 승계를 준비하는 과정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철저한 남존여비 사상이 지배하는 북한 사회에서 여성 지도자가 등장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반발을 최소화하려는 포석이다.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김주애의 4대 세습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전에 주민들의 수용성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진단한다. 준비 기간 없이 여성 지도자가 옹립될 경우 발생할 뒷일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미디어를 통해 여성의 사회적 역할 확대를 자연스럽게 각인시키며 체제 충격을 분산하려는 의도다.
실제로 최근 조선중앙TV를 비롯한 대북 매체들은 남녀의 전통적인 성역할을 허무는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노출하고 있다. 남성이 앞치마를 두르고 가사 노동을 전담하는 장면을 여과 없이 내보내며 주민들의 의식 개조를 시도한다. 이는 김주애의 권력 장악을 위한 장기적인 밑그림이자 체제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미디어 속 변화가 실제 북한 여성들의 실질적인 인권 향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철저한 권력 세습과 체제 결속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 뿐 구조적인 성평등과는 거리가 멀다. 권력의 핵심 기득권은 여전히 남성 중심의 군부와 당 간부들이 견고하게 독점하고 있는 상태다.
김주애를 향한 우상화 작업과 후계자 빌드업은 앞으로 열릴 주요 정치 행사를 기점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북한 당국이 이례적인 페미니즘적 연출을 동원하면서까지 권력 승계에 공을 들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과연 이러한 사전 정지 작업이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성공적인 4대 세습으로 안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북한 체제의 특성상 최고 지도자의 의중은 곧바로 절대적인 통치 지침이자 법으로 작용하는 절대적인 구조를 지닌다. 여성 지도자에 대한 거부감을 불식시키기 위한 당국의 미디어 선전 전략은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김주애를 둘러싼 권력 대이동 시나리오는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 내부에서 치밀하게 설계되는 중이다.
김주애의 후계 승계를 뒷받침하기 위한 사상전은 단순한 방송 연출을 넘어 주민들의 생활 양식 전반에 스며들고 있다. 남성의 가사 분담을 미화하는 선전물은 남존여비의 오랜 관념을 깨고 여성 리더십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춘다. 철저한 통제 사회 속에서 피어나는 이러한 미묘한 변화의 기운이 실제 역사적 사건으로 완성될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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