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가능성을 둘러싼 논의가 시작 단계부터 공개 충돌로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인사의 발언을 계기로 혁신당이 강하게 반발하자, 민주당 최고위원이 직접 반박에 나서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통합의 형식과 당명 유지 여부를 둘러싼 이견이 양당 간 긴장으로 이어지며 균열의 조짐이 보이는 모습이다.
26일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민주당은 흡수 통합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도 없으며 통합 논의를 위해 당명까지 바꿔야 할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는 “합당 시 민주당 당명을 유지하겠다”라는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의 발언을 두고 조국혁신당이 유감을 표명한 데 따른 반박이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통합을 두고 아직 본격적인 논의도 시작되지 않았는데 벌써 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역사성과 정통성을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은 30년이 넘는 전통과 역사를 가진 정당으로,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계승해 왔고 이재명 대통령 역시 민주당에서 탄생했다”라며 “왜 혁신당과의 통합을 위해 여러 조건을 감수하며 구애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의 고유한 역사와 전통성은 존중받아야 한다”라며 “당명 변경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개인적으로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강 최고위원은 이러한 인식이 개인 의견에 그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많은 당원 역시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린다”라며 “그렇기에 나는 민주당을 포기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혁신당과의 통합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강 최고위원은 “반드시 원칙 있는 통합이어야 하고 당의 역사와 가치, 정체성은 훼손돼서는 안 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원들에게 민주당의 정체성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2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합당 논의와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안에서 조국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며 “합당이 이뤄진다면 당연히 더불어민주당이라는 당명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통합의 전제 조건을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해석되며 혁신당의 반발을 불러왔다.
조국혁신당은 즉각 유감을 표했다. 서왕진 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본심과 관계없이 해당 발언은 민주당의 당명 고수 입장과 맞물려 흡수 합당론으로 해석되고 있다”라며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런 오해가 형성된 데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라고 밝혔다. 박병언 혁신당 대변인 역시 “합당을 제안한 쪽에서 그에 걸맞은 비전과 예우, 가치에 대한 제시가 있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합당 논의가 본격화하기도 전에 당명과 통합 방식 문제를 둘러싼 공개 설전이 벌어지면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관계는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양상이다. 향후 통합 논의가 이어질 경우 양당이 정체성과 주도권 문제를 어떻게 조율할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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