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후반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 직후 외환시장이 즉각 반응하며 하락세를 나타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장 초반 1,480원대까지 상승했다가 대통령의 환율 전망 발언이 전해진 이후 1,460원대 후반으로 내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오전 신년 기자회견에 나선 이 대통령은 “한두 달 정도 지나면 1,400원 전후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라고 밝힌 바 있어 그의 ‘예언’이 실제로 적중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환율 흐름을 국제적 비교 속에서 설명했다. 그는 최근의 고환율 현상을 전 세계적인 ‘뉴노멀’로 규정하며 “지금 원화 환율은 엔화 환율에 연동되는 측면이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일본 기준에 그대로 맞추면 1,600원 정도가 돼야 한다”라며 “엔·달러 연동 구조를 감안하면 우리는 그래도 잘 견디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일본과 비교할 경우 원화 가치의 평가절하 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정부의 정책 여력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한계를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특별한 대책이 있었다면 이미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할 수 있는 유용한 정책들은 상당 부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시장은 언제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며 환율을 정책만으로 조정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 직후 실제 외환시장에서는 환율이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1,480원대까지 상승했다가 대통령 발언이 전해진 이후 1,460원대 후반으로 내려왔다.
오전 10시 40분 기준 환율은 전날 주간 거래 종가보다 8.0원 하락한 1,470.1원을 기록했다. 개장 직후 1,480.4원으로 출발해 장중 1,481.3원까지 올랐던 환율은 발언 이후 1,468.7원까지 급락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일 한국은행은 “원화를 과도하게 풀었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했다”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 반박 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한국은행은 통화량(M2) 증가율이 2022년 이후 빠르게 하락했다가 2024년 이후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과거 평균보다는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한국과 미국의 통화량 증가율이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인 2020~2021년에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통화량 증가율이 전년 대비 11~12%에 달했으나, 최근에는 4~5%대로 낮아졌다. 이 같은 증가율은 주요 10개국 가운데 중간 수준에 해당한다. 미국의 경우 양적 완화 시기에는 통화량 증가율이 최대 25~27%까지 치솟았다가 양적 긴축 국면에서는 -4~-5%까지 하락하는 등 변동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환율 상승이 한미 금리차나 성장률 격차 같은 펀더멘털 요인만으로는 설명되기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지난해 5월 이후 한미 금리차와 성장률 격차는 줄었지만 환율은 오히려 상승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한국은행은 “중장기적으로 펀더멘털 요인을 개선하는 동시에 단기적으로는 수급 불균형을 완화해 환율에 대한 일방향적 기대 형성을 줄일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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