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독단적 행보가 이어지면서 결국 당 지도부 내부에 균열이 드러났다. 당내에서는 정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제기되는 분위기다. 23일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정 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을 사전 논의 없이 발표했다며 공식 사과와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이들은 당 지도부가 관련 사실을 언론을 통해 처음 접했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절차적 정당성이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이날 충북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고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당원이 선출한 최고위원조차 어제 오전 9시 30분 최고위 전까지 합당 제안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라며 “대다수 의원 역시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특히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하루 전인 21일 이미 설명을 들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상대 당 지도부는 미리 알고 우리 당 지도부는 까맣게 모르는 상황이 납득되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정 대표가 이를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고 설명한 데에 대해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최고위원들은 “그 결단에 이르기까지 최고위 논의도, 당원 의견 수렴도 없었다”라며 “당대표가 마음대로 당의 운명을 결정하고 당원은 찬반만 선택하라는 방식은 월권이자 직권남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누군가 언론에 흘려 이번 제안이 이재명 대통령과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보도됐지만,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방식의 설명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회견 이후 “당무와 관련해 대통령실이나 대통령을 연관 짓는 오해의 발언을 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라며 “평소 지론을 끌어와 구체적 협의가 있었던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위험하다”라고 말했다.

이언주 최고위원도 “민주당은 정청래 대표 개인의 사당이 아니다”라며 “과거 독재정권 시절의 톱다운식 리더십처럼 중대한 당의 진로를 혼자 결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비판했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이번 논란의 본질은 합당 찬반이 아니라 절차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은 찬성이냐 반대냐를 물을 단계가 아니라 과정의 민주성과 정당성을 따져야 한다”라며 “정 대표가 다음 주 초까지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또 비공개 최고위 발언이 특정 커뮤니티에 공유돼 자신이 공격 대상이 된 점을 거론하며 “이건 폭력이고 고문”이라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정 대표의 돌발 제안으로 정부 성과가 가려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고위원들은 “그 ‘단순한 제안’ 때문에 이재명 정부가 국민과 약속한 ‘코스피 5000 돌파’라는 역사적 뉴스가 묻혔다”라고 주장했다. 지도부 내 갈등이 ‘1인 1투표제’ 논쟁과 맞물려 확산하면서 당분간 여당 지도부의 내홍이 쉽게 봉합되기 어렵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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