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는 가운데 한국 국회가 여야를 넘어 한목소리를 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여야 의원 77명의 뜻을 모아 이란 정부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고 시위대 인권 보호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국내 정치 현안을 둘러싼 대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해외 인권 문제를 두고 초당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결의안은 최근 이란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의 심각성을 국회 차원에서 공식화한 조치다. 시위 과정에서 희생자가 최대 1만 8,000명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될 정도로 사태가 악화하자, 정치적 이견을 넘어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했다.
이언주 의원은 시위 양상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전에는 히잡 시위처럼 특정 계층 중심의 자유 요구였다면 지금은 구호부터가 다르다”라며 “하메네이를 직접 겨냥한 정권 타도 투쟁으로 확산했고 특정 집단이 아니라 전 국민적으로 퍼졌다는 점에서 심각한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통적으로 체제 지지 기반으로 분류되던 바자르 상인층까지 시위에 나선 점을 주요 변화로 짚었다.
이 의원은 “이번 이란 반정부 시위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와 비슷한 부분이 많다”라며 “적당한 수준에서 국제사회가 타협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결의안에는 더불어민주당뿐 아니라 국민의힘(권영세·안철수·이철규·김대신·조경태·최형두 의원 등), 조국혁신당(박은정·정춘생 의원 등),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 무소속 의원들이 참여했다.
내용에는 이란 정부의 무력 진압과 민간인 살상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 구금·체포된 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부당한 처벌과 인권 침해를 중단할 것,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과 책임 규명을 촉구할 것, 그리고 대한민국 교민의 안전한 출국과 보호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 조치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여야 의원들이 함께 결의안에 이름을 올린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의원은 “모든 의원과 깊게 논의한 것은 아니지만, ‘이게 남의 일이 아니다’라는 문제의식이 공유됐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결의안 추진의 목적에 대해 이 의원은 “우리가 당장 거대한 힘을 행사할 수는 없더라도 국회가 분명한 메시지를 내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국회도 이 사태를 지켜보고 있고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란 시민들에게 전달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결의안은 국회가 직접 개입할 수 없는 국제 분쟁 상황에서도 인권과 민주주의라는 가치에 대해 초당적 연대를 표명한 사례로 평가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향후 국제사회 논의 과정에서 한국 국회의 입장이 어떤 방식으로 반영될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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