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 방해가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오자, 당시 체포영장을 ‘불법’이라 주장했던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비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영장 집행 저지에 앞장섰던 나경원 의원 또한 선고 이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이전과는 달라진 태도를 둘러싸고 정치권 안팎에서 책임론이 부상하는 분위기다.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는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수처가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를 개시한 뒤 내란죄로 수사를 확대한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공수처가 서울중앙지법이 아닌 서울서부지법에 영장을 청구한 점 역시 관할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영향력을 남용해 영장 집행을 저지했으며 이는 개인적 안위를 위한 행위로, 대통령경호처를 사실상 사병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판단이 나오자, 정치권의 관심은 공수처 수사를 불법이라고 주장해 온 국민의힘으로 향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월 공수처가 두 번째 시도 끝에 윤 전 대통령을 체포하자, 체포영장 집행이 불법이라며 오동운 공수처장을 고발했다.
당시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대통령 체포를 두고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와 위법 소지가 있는 영장을 발부한 법원, 경찰이 만든 비극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두 차례의 체포영장 발부와 이의신청 기각, 체포적부심 기각 등 여러 사법 절차를 거치며 공수처의 영장 집행은 정당성을 인정받았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 40여 명은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 전 대통령의 관저 앞에 집결했다. 2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나경원 의원을 비롯해 윤상현, 박대출, 성일종, 이철규 의원 등 현역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현장에 모였다.
특히 나경원 의원은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을 불법으로 규정하며 집행 저지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당시 그는 시위에서 “현행 대통령에게 불법적인 물리력을 행사하는 것은 법치주의를 후퇴시키는 일”이라고 주장했고, 이후에는 공수처 해체를 골자로 한 법안 발의 방침도 밝혔다. 그러나 1심 선고 이후 이러한 주장은 법원 판단으로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편, 재판 결과에 대해 국민의힘은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밝혔다. 관저 앞 집결에 참여했던 의원들 또한 선고 사흘째인 18일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윤 전 대통령 체포를 조직적으로 방해했다”라며 “정치적·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법원 판단 이후에도 침묵을 이어가는 관련 인사들의 태도를 두고 정치적 책임론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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