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내란 혐의로 사형이 구형되면서 같은 시기 2심 재판이 이루어진 명재완 사건과의 대비가 주목된다. 명재완 사건은 검찰 측에서 1심과 항소심 모두 사형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사형 집행이 사실상 이뤄지지 않는 현실 속에서 사형의 의미를 둘러싼 법원의 판단 기준이 다시금 관심을 끌고 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12·3 불법계엄을 선포하고 이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 대해 내란 우두머리죄의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전직 대통령이 내란 혐의로 사형을 구형받은 것은 1996년 전두환 씨 이후 처음이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박억수 특검보는 계엄 선포와 전후 과정의 중대성을 강조했다. 박 특검보는 “사회 공동체의 존립과 안녕을 해하는 범죄에 대해서는 가장 엄정한 벌로 대응해 왔다”라며 “피고인 윤석열은 진지한 성찰이나 책임 의식을 보이지 않고 독재와 장기 집권이라는 권력욕에 따른 비상계엄 선포와 실행을 자유민주주의 수호라고 주장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란 우두머리죄의 법정형이 최고 사형, 최저 무기금고임을 언급하며 감경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특검은 한국이 사실상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 ‘사형 폐지국’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다만, 박 특검보는 “대한민국 형사사법에서의 사형은 집행을 통한 생명 박탈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공동체가 재판을 통해 범죄 대응 의지와 신뢰를 구현하는 기능을 가진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집행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 범행의 중대성에 대한 ‘단죄’의 의미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을 살해한 교사 명재완 사건에서도 검찰은 마찬가지로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학교라는 가장 안전해야 할 공간에서 초등학생을 살해한 범죄”라며 “누적된 분노를 아무런 관련 없는 피해자에게 표출한 것으로 참작할 사정이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와 유가족이 겪은 고통과 사회적 충격을 고려할 때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사형이 인간의 생명을 박탈하는 형벌이라는 점에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그러나 재판부가 항소심에서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 형이 유지됐다. 대전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박진환)는 16일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명 씨에게 1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도 사형을 구형하며 범행의 잔혹성과 반인륜성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사형 선고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었다. 재판부는 “사형은 국가가 인간의 생명을 박탈하는 가장 극단적인 형벌로, 범행 책임이 극단적으로 중대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허용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의 나이와 경력, 성장 과정, 범죄 전력 등 모든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한 현실적으로 사형이 집행되지 않는 상황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생명 박탈 대신 무기징역을 통해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하고 평생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며 속죄하도록 하는 것이 현 단계에서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명 씨는 지난해 2월 10일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돌봄교실을 마치고 귀가하던 김하늘 양을 시청각실로 유인해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윤 전 대통령 사건에서의 사형 구형과 명재완 사건에서의 무기징역 선고는 사형이라는 형벌이 현재 한국 사법 체계에서 어떤 의미로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됐다. 법원이 사형을 구형하는 검찰 논리와 실제 선고 사이에서 어떤 기준을 적용하는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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