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곧 노벨 평화상에 대한 야욕을 드러내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국 메달을 전달받으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자신이 받은 메달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건넨 사실이 확인됐다. 메달 전달의 배경과 정치적 의미를 두고 국제 사회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방송국 CBS는 마차도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노벨 평화상 메달을 전달했다고 복수의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차도는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해준 데 대한 감사의 뜻으로 자신이 받은 진품 메달을 트럼프 대통령과 나누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후 마차도는 미 국회의사당을 찾아 취재진과 만나 메달 전달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앞서 그는 지난 5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노벨 평화상을 나누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마차도는 “메달은 독재에 맞서 자유를 위해 싸우던 미 국민과 베네수엘라 국민 간 형제애의 상징”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 메달을 전달한 의미를 역사적 사례에 빗대 설명했다.
그는 “200년 전 질베르 뒤 모티에 라파예트 장군이 시몬 볼리바르에게 조지 워싱턴 미국 초대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진 메달을 전달했다”라며 “볼리바르는 그 메달을 평생 간직했다”라고 말했다. 마차도는 “200년이 지난 오늘날 볼리바르의 후예들은 워싱턴의 후계자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노벨 평화상 메달로 우리의 자유를 위해 보여준 독보적인 헌신을 인정했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즉각 선을 그었다. 노벨위원회는 지난 10일 “노벨상 수상이 공표되면 상을 취소하거나 공유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 없다”라며 “노벨상 수여 결정은 노벨재단 규정에 따라 최종적이고 영구적이며 이의 제기는 허용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어 엑스(X)를 통해서도 “메달의 소유주는 바뀔 수 있지만 노벨 평화상 수상자의 지위는 바뀌지 않는다”고 재확인했다.
그럼에도 이번 메달 전달은 정치적 논란을 불러왔다. 마차도가 베네수엘라 차기 정국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벨상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온 트럼프 대통령에게 메달을 전달했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노벨 평화상의 상징물을 정치적으로 활용했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특히 노르웨이 사회 전반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한 상황에서 노벨 평화상 메달이 최근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공격을 감행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어간 데 대한 비판적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노벨 평화상에 대한 강한 수상 의욕을 공개적으로 드러내 왔다. 그는 2009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겨냥해 “미국을 망치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노벨위원회는 상을 줬다”라고 불만을 표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6월 2020년 집권 1기 당시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간 외교 정상화를 이끌어낸 점을 언급하며 “나는 4번, 5번은 노벨 평화상을 받았어야 했다”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역사상 누구도 9개월 만에 8개의 전쟁을 해결한 적이 없다. 나는 8개의 전쟁을 멈췄다”라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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