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의 방일 일정과 맞물려 일본 지방자치단체가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주장하는 고문서와 지도를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일 정상이 미래 협력과 과거사 문제에서 제한적 합의를 도출한 직후 나온 움직임이어서 외교적 파장도 주목된다. 이에 네티즌 등 일각에서는 “한국 대통령이 일본에 방문해 외교를 수행하는 중에 예민한 문제를 건드리는 것은 선을 넘은 행동”이라는 반응도 이어졌다.
지난 13일 일본 시마네현은 에도시대(1603년~1868년) 당시 일본인의 어업 활동을 기록한 고문서와 지도를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마네현 측은 “17세기 에도막부의 허가를 받아 다케시마 인근에서 어업에 종사했던 무라카와 가문의 고문서 69점과 울릉도 및 다케시마가 그려진 지도 2점 등 총 71점을 확보했다”라고 밝혔다. 일본은 독도를 다케시마로 부르고 있다.
공개된 고문서에는 돗토리현 요나고시 상인 가문인 무라카와 가문이 또 다른 가문과 어업 수익을 나누기로 약정한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시마네현은 “무라카와 가문 등이 막부의 허가를 받고 다케시마와 울릉도에서 강치 사냥과 전복 어업에 종사했다”라며 “이 문서들은 오래전부터 다케시마가 일본의 어업 활동 무대였음을 보여준다”라고 주장했다.
함께 공개된 지도 2점 가운데 독도가 표시된 마쓰시마 지도는 17세기 말에서 18세기 초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도에는 독도의 지리적 형상과 시마네현 오키 제도까지의 거리 정보 등이 비교적 상세히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마네현은 해당 지도를 개인 소장자로부터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번 사료 공개가 이재명 대통령의 일본 방문과 시점이 겹쳤다는 점이다. 이 대통령은 13~14일 일본 나라현에 방문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양국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강제 징용, 독도 영유권 분쟁 등 민감한 현안은 공식 의제로 다뤄지지 않았다. 다만,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양국은 일본 야마구치현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 희생자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감정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는 1942년 2월 3일 발생했으며 노역에 강제 동원된 조선인 136명을 포함해 총 183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과거사 문제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라고 평가했다.
일본 언론은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보수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이번에 공개된 지도는 일본에서 다케시마를 상세히 묘사한 가장 오래된 지도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시마네현 다케시마 문제 연구 특별고문인 시모조 마사오 다쿠쇼쿠대 명예교수는 “이 자료들은 일본이 실제로 다케시마를 이용해 왔다는 점을 보여주며 일본 영토임을 주장하는 근거가 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14일 다카이치 총리와 함께 호류지를 방문해 고대 한일 역사를 돌아보는 일정도 소화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정 후 차량 앞까지 이 대통령을 배웅했고, 두 정상은 여러 차례 악수했다. 협력 분위기 속에서도 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일본 측 주장이 다시 제기되면서 한일 관계의 구조적 갈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이 재확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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