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사회의 부패를 바라보는 시선이 국민과 제도권 사이에서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일반 국민 절반 이상이 사회 전반을 부패하다고 평가한 가운데 기업인과 전문가, 공무원 등은 오히려 부패 인식이 완화되며 양측 간 괴리가 심화했다.
13일 국민권익위는 사회 전반과 공직사회에 대한 부패 및 공정성 인식, 정부 반부패 정책에 대한 평가를 담은 ‘2025년 부패 인식도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일반 국민 응답자의 57.6%가 우리 사회를 ‘부패하다’고 평가했으며, 이는 지난해보다 0.5%포인트(p) 증가한 것이다.
이에 반해 기업인의 응답 비율은 32.7%로, 10.9%p 감소했고 전문가(44.4%, ↓9.4%p)와 공무원(5.3%, ↓7.5%p), 외국인(8.8%, ↓5.7%p) 응답자 역시 지난해보다 부패 인식이 낮아졌다고 응답했다.
공직사회에 대한 부패 인식도 집단 간 차이가 그대로 반영됐다. 공무원(1.1%)과 외국인(8.8%), 기업인(22.6%), 전문가(30.8%)는 모두 전년도보다 부패하다고 느끼는 비율이 줄었다. 그러나 일반 국민의 경우 39.1%가 부패하다고 느꼈으며, 이는 전년도 대비 3.6%p 증가한 수치다. 국민은 공직사회의 부패가 여전히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정작 해당 조직 내부나 전문가 집단은 문제의 심각성을 덜 느끼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반부패 정책 추진 성과에 대해서는 응답 집단 전반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늘었다. 특히 기업인 응답자 가운데 47.1%가 정부 정책에 효과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전년 대비 27.0%p 증간 수치로,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부패가 심하다고 평가된 사회 영역은 응답자 집단마다 달랐다. 일반 국민, 전문가, 공무원은 ‘정당과 입법’ 분야를 가장 부패한 부문으로 지목했고 기업인은 ‘언론’을, 외국인은 ‘종교단체’를 가장 부패한 영역으로 판단했다. 반대로 ‘교육’ 분야는 일반 국민과 기업인, 전문가 모두 가장 청렴한 부문이라고 응답해 공통된 인식을 보였다.
공정성 인식 부문에서는 긍정적인 변화가 일부 확인됐다. ‘우리 사회는 불공정하다’고 응답한 일반 국민은 50.3%로 집계됐으며, 이는 전년 대비 1.5%p 낮아진 수치다. 기업인, 전문가, 공무원, 외국인 역시 모두 공정성 인식이 전년보다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행정 영역에 대해서는 ‘검찰과 교정 등 법무 분야’가 일반 국민, 기업인, 공무원에게 가장 높은 부패 인식을 받았다. 다만, 전문가는 ‘건설·주택·토지’ 분야를 가장 부패한 영역으로 꼽았다. ‘소방’은 조사 대상 전 집단에서 모두 가장 청렴한 분야로 나타났다. 사회 기능과 안전에 직결된 부문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인식이 공통적으로 드러났다.

한편, 제도 개편과 관련된 주요 변화도 병행되고 있다. 정부는 12일 78년 만의 구조 개편으로 검찰청을 폐지하고 오는 10월 신설될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의 세부 역할과 인력 체계를 발표했다. 중수청은 법률가 출신 ‘수사사법관’과 비법률가인 ‘전문 수사관’을 각각 배치하는 이원화 모델로 운영된다.
검찰개혁추진단이 마련한 정부안에 따르면 중수청은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하고 공소청은 기소 및 공소 유지 역할을 맡게 된다.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공소청은 법무부 산하에 각각 소속되어 권한 분산과 상호 견제의 구조를 갖추게 된다. 해당 법안은 행정안전부와 법무부를 통해 26일까지 입법예고 절차가 진행된다.
이번 조사 결과는 국민과 제도권 사이의 인식 차이를 명확히 보여준 동시에 정부 정책의 효과가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됐다. 향후 반부패 정책의 방향성과 실제 체감 간극을 줄이기 위한 실질적 개선 노력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