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당 윤리심판원이 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 처분을 결정했다. 김 전 원내대표의 주요 징계사유로 공천헌금 수수 의혹과 각종 비위 혐의가 거론된 가운데 윤리심판원은 일부 사안에 대해 징계 시효가 남아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 같은 결정에 김 전 원내대표가 즉각 재심 청구 방침을 밝히며 징계 효력은 당분간 보류될 전망이지만, 당 안팎에서는 징계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 12일 오후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약 9시간에 걸친 회의 끝에 김 전 원내대표에 대해 제명을 의결했다. 한동수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장은 이날 밤 11시 9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김 전 원내대표에 대한) 징계 시효 완성 여부와 사안의 중대성 등을 종합 고려해 심의 안건에 대해 제명 처분을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 전 원내대표는 직접 회의에 출석해 징계 시효 소멸을 주장하며 소명에 나섰다. 하지만 일부 징계사유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 윤리심판원의 입장이다. 한 원장은 “징계 시효가 완성된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라며 “시효가 남은 사안들만으로도 제명 처분이 가능하다는 심의 결과가 나왔다”라고 단호한 의지를 드러냈다. 구체적인 징계사유에는 대한항공으로부터의 호텔 숙박권 수수, 국정감사 직전 쿠팡 당시 대표와의 고가 오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원내대표는 징계 결정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즉시 재심 청구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의혹이 사실이 될 수는 없다”라며 논란에 대해 반박을 이어갔다. 김 전 원내대표는 “한 달만 기다려 달라는 요청이 그렇게 어려웠나. 이토록 잔인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당에 호소했다.
김 전 원내대표의 징계 처분과 관련해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김 전 원내대표가 재심을 청구할 경우 14일 최고위원회, 15일 의원총회에 제명 안건은 상정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재심 절차에 따라 일정은 뒤로 미뤄지지만 당내에서는 기존 결정을 뒤집을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당 관계자는 “절차만 뒤로 밀리는 것이어서 비상 징계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 내부에서는 김 전 원내대표의 자진 탈당을 요구하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박수현 대변인은 지난 11일 “본인이 그토록 소중히 여겨온 애당의 길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 보시길 요청한다”라고 발언했다. 박 대변인의 발언은 앞서 김 전 원내대표가 “제명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탈당은 하지 않겠다”라는 입장을 밝힌 데에 대한 답변으로 해석됐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 지도부가 김 전 원내대표에게 사실상 마지막 결단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바 있다. 현재 김 전 원내대표는 공천헌금 수수, 가족의 특혜 요구, 장남의 국가정보원 업무 대리 수행 등 다수 의혹에 휘말려 있다. 김 전 원내대표의 제명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향후 그의 선택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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