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속적인 언론 탄압 행보가 강경 조치로 이어진 가운데 58년 역사의 미국 공영방송 지원기관 CPB가 해산 사태를 맞았다. 이에 미국 언론계 안팎에서는 이번 조치가 언론 생태계 전반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1967년 설립된 CPB는 미국의 비영리 기관이다. ‘뉴스 사막화’가 심각한 미국 지역사회에서 CPB의 역할은 대체 불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5일(현지 시각) CPB 이사회는 조직 해산을 의결했다. 이사회는 “예산 지원이 중단돼 조직이 취약한 상태로 남기보다는 해산을 통해 공영 언론 시스템의 무결성과 민주적 가치를 보호하려 한다”라며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이로써 NPR, PBS를 포함한 약 1,500여 개 지역 미국 공영 방송사에 대한 재정 지원이 중단된다.
이번 해산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 통제 시도와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지난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은 CPB 이사회 구성원의 해임을 시도했다. 이에 CPB 측이 “대통령에 해고 권한이 없다”라며 법적 대응에 나서자, 트럼프 대통령은 NPR과 PBS를 “편향적 언론”이라 규정했다.
이후 발동된 예산 지원 중단 행정명령은 같은 해 9월 의회가 CPB 예산 삭감안 통과와 맞물렸다. 결국 5억 달러 규모의 지원이 끊긴 CPB는 존속 기반을 상실했다. 실제로 언론 탄압의 영향이 미친 일부 공영 방송국은 프로그램 중단이나 폐쇄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에 대한 적대적 행보는 구조적 조치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 11월 백악관 공식 홈페이지에는 ‘미디어 범죄자(Media Offenders)’라는 페이지가 개설됐다. 당시 페이지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언론사 목록이 공개됐다. 이 페이지에는 ‘오도·편향·폭로’라는 문구와 함께 CBS 뉴스, 인디펜던트, 보스턴글로브 등의 로고와 비판 보도를 낸 기자들의 실명이 함께 적시됐다.

또한 CNN, MSNBC,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언론사를 ‘범죄자·수치의 전당’(Offender Hall of Shame)으로 분류한 페이지에 언론계는 “전례 없는 언론 탄압”이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세스 스턴 언론자유재단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아첨하지 않는 언론을 문제로 보고 있다”라고 크게 질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압 조치는 단순한 예산 삭감이나 언론 비판을 넘어 미국 공영 언론의 구조 자체를 흔드는 전례 없는 행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CPB 해산으로 지역 공영방송 생태계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가운데 언론의 독립성과 민주주의 가치가 심각한 시험대에 올랐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소규모 방송국들의 생존 여부가 민간 기부와 자선 재단의 지원에 달리면서 향후 뉴스 사막화 문제는 심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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