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하며 한중 관계 복원의 분수령을 만들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권력 서열 1~3위 인사를 모두 만나는 최고 수준의 예우를 받으며 양국 관계 정상화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최근 수년간 경색됐던 한중 관계가 빠른 속도로 해빙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상징성과 속도 모두에서 이례적이다. 지난해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 주석이 한국을 국빈 방문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상호 국빈 방문이 성사됐다. 중국은 통상 연초 외국 정상 접견을 꺼리는 관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장관급 인사를 공항에 파견하고 국빈 일정 전반을 최고 격식으로 구성했다.
시진핑 주석과의 만찬, 리창 총리의 오찬,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의 면담까지 중국 권력 서열 1~3위 인사를 모두 만나는 일정이 잡혔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차관보와의 면담이 잡혀 “우리가 홀대 당한 거 아니냐”라는 반응이 나왔던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외교적 예우 이상의 의미는 회담 의제에 담겼다. 5일 MBC ‘뉴스외전’에 출연한 홍현익 세종연구소 명예연구위원은 “형식뿐 아니라 내용에서도 관계 정상화를 향한 강한 의지가 읽힌다”라고 진단했다. 한국 정부가 가장 주목하는 사안은 남북 관계 복원과 한반도 평화 문제다.
남북 간 대화가 사실상 단절된 상황에서 중국의 중재 역할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이번 정상외교의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역시 북한 정세 관리와 동북아 안정이라는 측면에서 한국과의 협력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제·문화 분야에서도 실질적 성과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9년 가까이 이어진 한한령 해제 여부가 핵심 의제로 거론된다. 관광, 문화 콘텐츠, 게임,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서 누적된 피해가 상당한 만큼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분위기 전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시 주석이 한국 예술인의 중국 공연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어 후속 조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민감한 현안도 테이블에 오를 예정이다. 중국의 서해 구조물 설치 문제와 불법 조업 논란은 이미 실무 협의를 통해 논의가 이어져 왔으며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원칙적 언급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정부는 갈등의 확산보다는 외교적 관리와 협의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이 이번 정상외교에서 기대하는 바도 분명하다. 일본과의 역사·안보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외교적 공간을 넓히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대통령의 상하이 임시정부 방문 일정과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기존 입장 유지 발언 역시 중국이 주목하는 대목으로 꼽힌다. 다만 한국 정부는 미·중 사이에서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실용 외교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번 국빈 방문은 단기간에 성과를 확정 짓기보다는 관계 정상화의 토대를 다지는 성격이 강하다. 공동성명이나 가시적 합의가 없더라도 정상 간 신뢰 회복과 대화 채널 복원 자체가 의미라는 평가다. 외교가에서는 이 대통령의 첫 중국 국빈 방문이 한중 관계의 흐름을 바꾸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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