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권력 구도의 향방을 둘러싼 해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 사이 정중앙에 선 김주애의 위치는 단순한 가족 동행을 넘어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평가를 낳고 있다. 북한 내부에서 ‘혁명적 계승자’라는 서사가 본격적으로 가동됐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2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새해 첫날인 1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행사에는 당과 정부 지도 간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와 내각 책임 간부, 국방성 지휘관 등 핵심 권력층이 대거 참석했다. 금수산태양궁전은 김일성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북한 체제의 상징적 공간으로, 최고지도자의 정통성과 계승성을 확인하는 핵심 의례 장소로 꼽힌다.
김주애가 이 공식 참배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고위 간부들이 줄지어 선 가운데 김주애가 참배 대열의 ‘정중앙’에 자리한 점이 주목됐다. 김정은이 딸을 중심에 세운 장면을 두고 대내외적으로 김주애를 ‘혁명적 계승자’로 부각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올해 14세인 김주애가 9차 당대회를 앞둔 시점에서 이런 행보에 나선 점도 정치적 함의를 키우는 요소로 지적된다.
김주애는 2022년 11월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현장에 처음 등장한 이후 ‘존귀하신 자제분’, ‘존경하는 자제분’ 등으로 불리며 김정은의 각종 현지 지도 일정에 동행해 왔다. 이후 공군 행사와 핵잠수함 건조 현장, 신년 경축 행사, 성지 참배 등 주요 정치·군사 이벤트에 잇따라 모습을 드러내며 후계자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됐다.

다만, 북한 매체의 보도 방식은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노동신문은 김주애의 참배 장면을 사진 기사로만 소개했고 글 기사에서는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다. 사진상으로는 김주애가 1열 중앙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김정은이 반 발짝 정도 앞선 위치에 서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 점을 두고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 사이에 선 김주애의 배치가 우선적으로 ‘가족 이미지’를 강조한 연출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한 교수는 “김주애를 어린 시절부터 성지 참배 같은 핵심 의례에 참여시키며 ‘준비된 지도자’라는 서사를 단계적으로 쌓아가고 있다”라고 평가하면서도 “다만, 미성년자에게 공식 직함을 부여하는 데는 부담이 큰 만큼 상징적 역할을 맡길 가능성이 있다”라고 신중한 분석을 내놨다. 실제로 현시점에서 김주애를 차기 후계자로 단정하기에는 “아직 정치적 장치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라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북한 체제가 수령 중심의 ‘사회주의 대가정’을 강조해 온 점을 감안하면 백두 혈통 4대 직계 후손으로서 김주애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는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후계 구도와 관련해 여러 관측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번 행사에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직계 후손이 김주애 한 명뿐이었다는 점은 북한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는지를 보여주는 단서로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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