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를 중심으로 ‘원화가 곧 휴지 조각이 된다’라는 자극적인 주장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 총재는 “국내에서만 비이성적인 환율 상승 기대가 퍼지고 있다”라며 과도한 불안을 경계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정책과 외환시장 안정 기조를 언급하며 환율 안정에 대한 신뢰를 강조했다.
이 총재는 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을 찾아 대미 연간 200억 달러 규모의 투자와 관련해 “절대로, 기계적으로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가 한국은행을 떠난 이후에도 금융통화위원들이 그런 결정을 해주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은행이 금고지기 역할을 확실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일각에서 제기된 대규모 외화 유출 우려를 일축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는 최근 원화 가치 급락에 따른 과도한 불안 심리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해외 IB(국제 투자은행)들은 환율 1,480원은 너무 높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대부분 보고서에서 1,400원 초반대를 전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만 유튜버들이 ‘원화가 곧 휴지 조각이 된다’라고 떠들고 있다”라며 환율 급등에 대한 내국인들의 기대 심리가 시장을 과도하게 자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환율이 DXY(달러인덱스)와 괴리돼 올라가는 건 시장의 기대 심리 때문”이라며 “적정 환율 수준을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지금의 상승에는 기초 체력 외적인 기대 요인이 상당히 작용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는 경제 펀더멘털과 무관한 불안 심리가 환율을 비정상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외환시장 안정 방안과 관련해 그는 국민연금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그는 “국민연금이 거시적 영향을 고려한다면 헤지를 지금보다 더해야 하고 해외 투자 축소 역시 자연스러운 조치”라고 밝혔다. 또 “국민연금이 외채를 발행해 외환시장에 주는 영향을 줄이겠다는 입장은 긍정적이며 이를 통해 약 20% 수준의 환위험 헤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국민연금을 통한 외환시장 개입이 노후 자금 수익률을 훼손한다’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이 총재는 선을 그었다. 그는 “국민연금은 지금까지 수익률만 고려해 왔고 국내 취업 문제나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업체 부담과 같은 사회적 비용은 반영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익률 중심 전략은 개별 주체에게는 합리적일 수 있지만, 거시적으로는 국가 전체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선호 현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서학개미가 국내 증시 부진으로 인해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국민연금까지 같은 방식으로만 움직인다면 그 영향은 국가 경제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며 정책 기관의 책임 있는 판단을 촉구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