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가 표현의 자유와 사생활 관련 조항을 전면 개편한 새 형법을 2026년 1월부터 시행하며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새 형법은 대통령 모욕을 범죄로 규정하고 혼외 성관계 및 혼전 동거에 대해서도 형사처벌을 가능케 하는 내용이 담겼다. 비판 여론과 인권 우려 속에서도 인도네시아 정부는 제도 시행을 강행했다.
현지 매체 자카르타포스트는 1일 수프라트만 안디 아그타스 인도네시아 법무장관이 새 형법의 시행을 공식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형법은 총 345쪽 분량으로, 2022년 의회를 통과해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부터 이어져 온 기존 형법을 대체하게 된다. 자국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형법 개편으로 꼽히지만, 기본권 침해 소지가 크다는 이유로 국내외 비판을 받고 있다.
세계 인구 순위 4위이자 무슬림 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이번 형법 개정을 두고 일각에서는 이슬람 율법과 유사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정부는 이 법률을 통해 질서 있는 사회 구현을 목표로 한다고 주장하지만, 국제 인권 단체 및 시민단체는 표현의 자유와 사생활 침해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법률 전문가 아스피나와티는 새로운 형법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식민지 시대 법률을 우리 스스로 제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공직자들이 처벌 조항을 적법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보장할 수 없다”라고 우려했다. 이처럼 법 적용의 자의성 가능성은 향후 인권 침해 사례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새 법령에 따르면 ‘국가나 대통령을 모욕하면 최대 징역 3년’, ‘헌정에 반하는 공산주의 등의 이념을 유포하면 최대 징역 4년’에 처할 수 있다. 사생활 영역에 해당하는 혼외 성관계는 최대 징역 1년, 혼전 동거는 최대 징역 6개월”로 처벌될 수 있다.
다만, 성 관련 조항은 배우자, 부모 등 가족 구성원의 고소가 있어야만 처벌 가능한 친고죄로 분류됐다. 이 가운데 혼외 성관계나 혼전 동거 관련 규정은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인도네시아 관광업계는 해당 법령이 자칫 관광객 감소로 이어질까 긴장했으나, 하리야디 수캄다니 인도네시아관광협회장은 “(친고죄로) 완화돼 관광업계의 걱정이 줄었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아체 특별자치주에서는 형법 시행 이전에도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른 처벌이 진행됐다. 지난해 6월 AFP통신에 따르면 아체주 법원은 혼외 성관계를 저지른 남녀에게 유죄를 선고하고 공개 태형을 판시했다.
당시 집행은 반다아체에 있는 공원에서 이루어졌으며 다른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다. 집행관들은 갈색 복장으로 몸 전체를 가리고 두건으로 얼굴을 가린 채 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나무 회초리를 사용해 남녀 피고인에게 각각 10대씩 나눠 총 100대를 집행했다. 현장에는 응급 상황에 대비한 의료진도 대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모욕죄가 실제 어떤 방식으로 적용될지, 개인의 사생활에 대한 법적 잣대가 어디까지 확대될지는 앞으로의 집행 과정에서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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