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기 전 원내대표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전직 구의원들로부터 수천만 원을 받았다는 주장이 담긴 탄원서가 공개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공천헌금 의혹이 다시 정치권을 흔들고 있다. 김 전 원내대표 측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구체적인 전달 정황이 담긴 문서가 나오며 논란은 확산하는 양상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사실관계와 별개로 형사 책임 성립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탄원서는 김 전 원내대표의 전직 보좌진이 지난해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탄원서에는 2020년 총선을 전후한 시점에 전직 동작구 구의원 2명이 김 전 원내대표 측에 금품을 전달했다는 주장이 담겼다.
전직 구의원 A 씨는 2020년 설 명절 무렵 김 전 원내대표의 배우자에게 현금 2,000만 원을 직접 전달했다고 적었다. 이후 수개월이 지난 뒤 “딸에게 주라”는 말과 함께 새우깡 한 봉지가 담긴 쇼핑백을 건네받았고, 그 안에 현금 2,000만 원이 들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전직 구의원 B 씨 역시 같은 시기 자신의 배우자가 김 전 원내대표의 배우자에게 500만 원을 건넸다고 밝혔다. 이후 “설 선물로는 너무 많고 공천헌금으로는 적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적었다.
B 씨는 이후 1,000만 원을 다시 전달했으나 ‘돈이 더 필요하다’라는 취지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이후 다른 인물을 통해 1,000만 원을 다시 건넸다고 주장했다. 다만, B 씨 또한 이후에 돈을 돌려받았다고 전했다. 탄원서를 제출한 두 전직 구의원 모두 돈을 돌려받을 당시 김 전 원내대표와의 관계가 이미 악화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관계가 틀어진 뒤 추후 금전을 주고받은 사실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반환이 이뤄진 것 아니냐”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전 원내대표 측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공천헌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한편, 법조계에서는 금품 반환 여부와 관계없이 실제로 돈이 오고 갔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판례 등에 따르면 공천을 전제로 한 금품이 영득 의사로 제공됐다면 사후에 돌려줬더라도 뇌물수수죄 성립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뇌물죄는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모두 충족돼야 하며 개별 사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한 법학과 교수는 “받고 나서 되돌려주는 행위는 양형에서 고려될 수는 있지만, 범죄 성립 여부를 좌우하는 요소는 아니다”라며 “돌려줬다는 사정만으로 뇌물죄 적용이 배제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 전 원내대표에 대한 수사 역시 본격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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