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31일 정관계 연결고리로 지목된 인물들의 거처를 압수수색 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는 과거 통일교 총재의 핵심 측근이 포함돼 있으며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관련된 정황도 드러나기 시작했다.
경찰청 특별수사팀은 이날 오전 경기 가평에 있는 정원주 전 통일교 총재 비서실장의 자택을 압수수색 했다. 경찰은 정 씨가 전재수 전 장관과 관련된 금품 수수 의혹의 고리 중 하나로 지목됨에 따라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는 이미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지난 2019년 여야 정치인들에게 쪼개기 방식으로 정치 후원금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는 통일교의 조직적인 정치권 로비 정황과 맞물려 수사당국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재수 전 장관은 아직까지는 참고인 신분인 것으로 전해졌지만, 핵심 관계자들의 진술과 자금 흐름이 구체화될 경우 수사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찰은 전 장관이 금품을 수수했는지 여부를 포함해 정 씨와의 연계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날 경찰은 또 다른 통일교 핵심 인사인 박 모 씨에 대해서도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박 씨는 천주평화연합(UPF)과 세계피스로드재단 등 통일교 산하 주요 단체에서 활동한 인물로, 교단 내부 보고서에도 수백 차례 언급될 만큼 영향력 있는 인물이다.

경찰은 박씨가 통일교 자금의 실제 유통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는지, 그리고 정치권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했는지를 조사 중이다. 박씨와 가까운 관계로 알려진 송광석 전 UPF 회장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입건된 상태여서 이들의 관계 또한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황모 전 선문대 총장에 대한 조사도 이뤄졌다. 황 씨는 통일교 산하단체에서 핵심 보직을 역임해 온 인물로,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전략과 관련된 조직 운영에 정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황 전 총장이 과거 정치인을 통일교 행사에 참여시키거나 대학 강연 기회를 제공하는 데 관여했다는 정황도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일부 확인됐다.
수사팀은 송광석 전 회장의 보고 문건과 관련자 진술을 바탕으로, 통일교의 조직적인 정치권 접촉이 단기간이 아닌 장기적이고 구조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재까지는 참고인 조사 위주로 수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향후 혐의가 구체화되면 피의자 전환이 뒤따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찰은 연말까지 통일교 관련 조직에 대한 고강도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자금 흐름 추적과 관련자 간 통신 기록 확보 등을 통해 종교 단체를 통한 정치권 영향력 행사 여부를 명확히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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