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상습 음주운전자 차량 몰수한다.
전과범 재 적발 또는 재판 중 재범 시 몰수
10년째 그대로인 재범률, 이번엔 변화하나
음주 운전은 우리 사회의 고질병 중 하나다. “안 걸리면 그만이지”라는 안일한 판단이 매년 수많은 사고를 만들어낸다. 문제는 이 사고가 더 이상 국내에서만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서울을 여행하던 일본인 모녀가 음주 운전 차량에 치이는 사고까지 발생하며, 음주 운전은 이제 우리 사회의 안전 문제를 넘어 국제적인 망신거리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음주 운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자연스럽게 커졌다. 혈중알코올농도 기준을 낮춰 단속을 강화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이는 곧 가짜 뉴스로 밝혀졌고 많은 이들의 실망을 불러왔다.
그러나 마침내 실질적인 변화가 시작됐다. 대검찰청이 직접 나서 ‘상습적 음주 운전자’를 정조준한 처벌 강화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이번 조치는 말뿐인 경고가 아니라, 실제로 음주 운전 재범의 뿌리를 뽑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걸리면 차 뺏는다.
23일 대검찰청은 경찰청,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과 협력해 ‘음주 운전 근절을 위한 종합 대책’을 수립하고 이를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주요 골자는 명확하다. 음주 운전으로 재판을 받고 있거나 집행유예 중인 경우, 또는 3년 이내 다시 범죄를 저지른 누범에 해당할 경우 차량을 몰수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음주 운전자에 대한 차량 몰수 제도는 이전부터 존재했다. 다만 그 기준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음주 운전으로 사망 사고를 낸 경우, 혹은 세 차례 이상 음주 운전 전과가 있는 사람이 다시 음주 운전을 저질렀을 때만 차량 몰수가 가능했다. 그 결과 2023년 7월 제도 시행 이후 몰수된 차량은 349대에 그쳤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주 운전 재범률이 지난 10년간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최근에도 음주 운전으로 인한 참담한 사고가 잇따르자, 대검찰청은 결국 더 강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번 대책에 따라 음주 운전으로 형을 받은 뒤 3년 이내 다시 범죄를 저지른 누범, 동종 범죄 재판 중 재범, 또는 5년 내 음주 운전 전력이 있는 사람이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 상태로 다시 적발될 경우 차량은 예외 없이 압수 대상이 된다.
음주 운전율은 줄었으나 재범률은 그대로
검찰은 그동안 음주 운전자에 대해 구속 수사와 실형 구형을 원칙으로 하는 무관용 대응을 이어왔다. 이러한 기조 속에서 최근 10년간 음주 운전 사범 수와 사망 사고는 분명한 감소세를 보였다. 2024년 음주 운전 사범은 117,091명으로, 2015년 대비 52.9%나 줄었다. 음주 운전 사망 사고 역시 2020년 287명에서 2024년 138명으로 절반 아래로 감소했다.

하지만, 이 숫자가 문제의 종식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상습 음주 운전자와 재범 사고는 여전히 끊이지 않았고, 특히 재범률은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약 42~45% 수준에서 거의 변하지 않았다. 결국 대검찰청이 이번에 더 강력한 조치를 선택한 배경이다.
차량 몰수에 더해, 상습·재범 음주 운전자에 대한 관리도 한층 촘촘해진다. 앞으로 상습 음주 운전자임에도 집행유예 선고가 예상되는 피고인에게는 음주 운전을 억제하기 위한 ‘특별 준수사항’이 함께 구형된다. 일정량 이상의 음주 금지, 보호관찰관의 음주 측정 요구에 응할 의무, 정신과 치료 후 증빙자료 제출, 대중교통 이용 현황 제출 등이 대표적이다.

보호관찰관은 집행유예와 동시에 보호관찰 명령과 특별 준수사항을 부과받은 대상자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게 된다. 단 한 차례라도 위반 사항이 확인될 경우, 즉시 관할 검찰청에 보고되고 집행유예 취소 신청이 이뤄진다. ‘봐주기’는 더 이상 없다는 뜻이다.
이제는 멈춰야 할 도로 위 폭탄
음주 운전은 재범률이 유독 높은 범죄다. 대부분의 사람은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지 않지만, 한 번 음주 운전을 경험한 사람들은 “이번에도 안 걸리면 된다.”, “대리운전 부르기엔 돈이 아깝다”라는 식의 자기 합리화 속에서 다시 운전석으로 향한다.

그러나 음주 운전은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내 목숨뿐 아니라, 아무 잘못 없는 타인의 일상과 생명까지 위협하는 도로 위의 시한폭탄이다.
이번 처벌 강화는 경고로 끝나지 않는다. 상습 음주 운전자에게 더 이상의 용서는 없다는 메세지 또한 전한다. 강화된 제도가 말로만 끝나지 않고, 실제로 음주 운전 재범률을 끌어내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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