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약관 개정으로 논란 커져
정품 대신 대체부품 쓴다는데…
시험 결과 ‘안심’, 이것만 조심하면 된다
자동차 보험 수리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순정부품 대신 인증 대체 부품을 우선 적용하는 약관 개정이 확정되면서,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정품 쓰려면 돈을 더 내라는 거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보험료 절감을 내세운 제도지만, 체감은 전혀 다르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논쟁의 핵심은 사고 차량에 장착되는 부품이 과연 순정부품과 같은 수준의 품질과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느냐는 근본적인 의문이다. 특히 ‘대체 부품’이라는 표현 자체가 품질 저하를 연상시키며 소비자 불안을 키워왔다.
이런 가운데 정부 산하 기관이 직접 실시한 시험 결과가 공개됐다. 결론은 의외로 명확했다. 문제는 인증 대체 부품이 아니라, 비인증 수입 부품이었다. 같은 외형을 하고 있어도, 성능 격차는 분명히 존재했다.
시험 결과가 말해준다, 인증과 비인증의 결정적 차이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최근 폭스바겐 골프 전면 우측 휀더를 대상으로 품질 비교 시험을 진행했다. 시험 대상은 출고 당시 장착되는 OEM 부품, 국토교통부 인증을 받은 품질인증부품, 그리고 시중에서 유통되는 비인증 수입 부품이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부품을 직접 비교한 셈이다.
결과는 단순했다. 품질인증부품은 부품 두께, 인장강도, 프라이머 코팅 접착력 등 주요 항목에서 OEM 부품과 동등한 수준을 보였다. 외형만 비슷한 수준이 아니라, 물성 자체가 출고 부품과 거의 동일하다는 의미다. 실제 시험 전반에서 성능 열세가 확인되지 않았다.
가격 차이는 분명했다. 인증 부품 가격은 약 20만 원 수준으로, OEM 부품(약 34만 원)의 60%에 불과했다. 보험사가 대체 부품 사용을 통해 수리비 절감을 노리는 이유가 숫자로 확인되는 대목이다. 비용을 줄이면서도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의 취지 자체는 명확해 보인다.

반면 비인증 수입 부품은 결과가 달랐다. 프라이머 코팅층에서 아연도금이 검출되지 않았고, 내부식성 시험에서는 실제 부식이 확인돼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장기간 사용 시 도장 손상, 강도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같은 ‘대체 부품’으로 묶기엔 격차가 컸다.
이번 시험은 소비자 불신의 방향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논란의 대상은 인증 부품 전체가 아니라, 검증되지 않은 비인증 부품의 무분별한 유통이라는 점이다. 정부 시험 결과는 이를 수치로 증명했다.
보험 약관 개정 논란과 맞물리며 오해도 커졌다. 인증 부품과 비인증 부품이 혼재된 상태에서 ‘대체 부품’이라는 단어만 강조되다 보니, 모든 비순정 부품이 위험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다. 그러나 시험 결과는 인증 여부가 안전을 가르는 핵심 기준임을 보여준다.
선택권 논란 속에서 남은 과제

그럼에도 소비자 반발이 완전히 해소되긴 어렵다. 인증 부품의 성능이 확인됐다고 해도, 사고 피해자가 원치 않는 부품을 강제당하는 구조라는 인식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무과실 사고에서도 순정을 선택하면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점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정부 역시 이런 여론을 의식해 강제 적용보다는 선택권 보장으로 방향을 조정했다. 무료 특약을 통해 순정부품 수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인증 부품을 선택할 경우에는 현금 환급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제도 안착을 위해 소비자 심리를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시험 결과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정부 인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인증 부품은 비용 절감과 품질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동시에 비인증 부품에 대한 관리와 차단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논란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결국 신뢰의 관건은 ‘대체 부품’이 아니라, 인증을 얼마나 엄격하고 투명하게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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